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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영 칼럼
July 12, 2022. 10:30am EDT
2022. 07. 06 by 울산제일일보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있다. 이 중에서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목성처럼 크다고 하여 ‘목성계 행성’이라고 한다. 이 목성계 행성이 엇비슷하게 일렬로 서는 때가 176년마다 한 번씩 있다. 이 주기에 맞춰 단번에 목성계 행성을 관측하기 위해 탐사선을 보냈다.

1977년 8월과 9월에 연이어 미국에서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와 1호를 발사했다. 보이저(voyager)는 항해자란 뜻이다. 이들의 목표는 목성계 행성을 관측하고 태양계를 넘어 성간(星間, inter-stellar)까지 항해하는 것이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필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달 탐사를 시작한 지 몇 년 안 됐는데 뜬금없이 머나먼 우주를 관측하겠다고 탐사선을 2기나 쏘다니. 미국의 막강한 국력과 NASA의 지적 호기심에 감탄이 터져 나왔다.

보이저 2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항해자’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발견을 해냈다. 1979년 7월에 목성을, 1981년 8월에 토성을 관측했으며, 1986년 1월에 천왕성을, 1989년 2월에 해왕성을 관측한 후, 2018년에는 태양계를 벗어나 지금은 성간을 날아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왕성과 해왕성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보이저 2호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보이저 1호는 2호보다 발사는 늦었지만 더 빠르게 1979년 1월에 목성에 도착했고, 1980년 8월에는 토성에 도착했다. 토성 고리의 복잡한 구조를 밝혀냈고 위성인 타이탄에 짙은 대기가 존재함도 알아냈다. 당초 보이저 1호는 토성 다음에 명왕성을 탐사할 예정이었으나, 타이탄에 매료된 NASA의 과학자들은 명왕성 관측을 포기하고 타이탄을 돌며 좀 더 조사하기로 했다. 대단한 호기심과 과감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1997년 10월, 이번에는 토성만 탐사하기 위해 ‘카시니-하위헌스 호’가 발사되었고, 2004년 7월에 성공적으로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본체인 ‘카시니’와 타이탄 위성에 착륙시킬 착륙선 ‘하위헌스’가 결합한 형태인데, 17세기에 토성을 관측한 천문학자 카시니와 하위헌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카시니-하위헌스 호는 토성과 여러 위성들에 근접하며 많은 정보와 사진을 전송해왔고, 2005년에는 하위헌스를 타이탄에 착륙시켜 자료를 수집했다. 카시니호의 뜻밖의 업적은 ‘엔셀라두스’ 위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엔셀라두스에서 물기둥을 분출하는 바다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다. 급속하게 엔셀라두스로 관심이 쏠렸다. 과학자들은 카시니호를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된 가스와 물기둥 속으로 지나가게 하여, 마침내 그 속에서 물과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 그리고 암모니아의 존재를 발견했다. 이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증거이다.

카시니호는 10년 이상 활약하며 토성 관련 정보를 싹 갈아치운 뒤, 토성에 존재할 수도 있는 생명체에 탐사선의 세균, 바이러스, 방사능이 옮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토성의 대기권으로 진입하여 산화하며 임무를 마감했다. 이 또한 예정에 없던 일로 NASA의 과학자들이 결정했다.

지난달 21일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도 우주개발에 큰 걸음을 내디뎠다. 미국과는 수십 년의 격차가 있고 관련 예산 규모도 비교가 안 되지만, 이게 무슨 대수겠는가, 시작이 반이다. 여기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이상률 원장이 예전에 한 인터뷰를 소환해보자.

“30년 동안 우리는 추격형 연구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조직을 하나 만들려고 한다.” NASA 같은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여 엉뚱하고 기발한 연구를 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믿음이 간다. Good luck~!

누리호의 흥분은 이번 달에도 이어진다.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NASA 주축으로 쏘아 올린 ‘제임스-웹 천체망원경’의 첫 번째 관측결과가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험 관측에서 허블 망원경을 크게 뛰어넘는다고 알려져 과학계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첫 공개일이 바로 ’July 12, 2022 10:30am EDT‘이다. 미국 동부 서머타임 기준으로 7월 12일 오전 10시 30분이고, 우리 시간으로는 7월 12일 밤 11시 30분이다.

전재영 코렐테크놀로지(주)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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