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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영 칼럼
부처님 오신 날, 미얀마의 안위를 빌다
2021. 05. 17 by 울산제일일보

중국 양나라 무제(재위 502~549) 때의 일이다. 양 무제는 불심이 깊어 나라 곳곳에 불사를 일으키는 등 불교를 대대적으로 장려하였다. 달마는 인도 출신 승려로 중국 남북조시대에 중국으로 건너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둘이 만나 나눈 대화는 현재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양 무제가 달마를 처음 만나서 물었다. “짐이 전국에 절을 일으키고 스님들을 출가시켰으니 어떠한 공덕이 있습니까?” 달마가 대답했다. “무공덕(無功德).” 이에 대해 달마의 오대 후조인 혜능은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실로 공덕이 없는 것이다. 무제가 마음이 삿되어 바른 법을 모르고 베푼 것은 그 이름이 복을 구했을 뿐이다.”

달마는 중생들이 불교의 교리에 얽매이지 말고 오직 자성(自性)을 깨달아 부처가 되는, 이른바 선불교(禪佛敎)를 주창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육조 혜능을 들어보자. 혜능은 신분도 미천하고 학문도 배운 게 없었다. 저잣거리에서 땔감이나 팔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스님의 독경 소리에 깨달은 바가 있어 그날로 절에 들어갔다. 당시 조사는 오조 홍인이었다. 어느 날 홍인은 제자들의 깨달음을 알아보고자 게송을 지어 오라 하명하고, 이 게송으로 육조를 선정하겠노라 하였다. 당시 수제자였던 신수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제출한다.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나니/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과 먼지가 묻지 않게 하라.’ 이어 행자였던 혜능도 게송을 제출한다. ‘깨달음은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 없네/ 본래 한 물건도 없나니/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가 있으리오.’ 이 게송 하나로 행자 신분이었던 혜능은 육대 조사가 된다.

우리나라 불교까지 포함된 선불교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가장 큰 특징은 직관적인 깨달음을 중시하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법 중에 간화선(看話禪)이 있다. 이는 화두(話頭)를 가지고 참선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다. 화두란 참선을 통해서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으로, ‘새장 속의 새를 손을 대지 말고 밖으로 꺼내거라.’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변증법적인 점프-업(jump-up)을 요하는 간화선은 적지 않은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깨달음의 정도를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불교 설화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당나라 때 고승 백장이 설법할 때마다 참석하는 노인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몇백 살 된 들여우였다. 들여우는 전생에 출가한 승려였는데, 나름 깨달음을 얻었다고 자만하던 중, 어떤 대중이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도 인과(因果)에 떨어집니까?”라고 물었을때,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대답해서 후생에 들여우로 환생하여 업고를 치르는 중이라 했다. 아직 깨닫지 못했으면서 마치 깨달은 체하며 사람을 속이는 것을 여우에 비유하여, 이를 야호선(野狐禪)이라 한다.

야호선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서 붓다가 깨달음을 얻었던 수행법인 ‘위빠사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빠사나(vipassana, 觀)는 사물의 제대로 된 모습을 분석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편견이나 욕망을 개입시키지 않고, 관조적(觀照的)으로 본다는 뜻이다.

호흡에 집중하든, 걸음걸음에 집중하든, 아니면 떠오르는 망상에 집중하든, 어떤 것이든 관찰하듯 집중한다. 어느 한순간, 고요한 상태(samatha, 止)에 이르게 되는데, 이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명멸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수행법이 위빠사나이다. 현재에도 미얀마에서는 이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미얀마에서 위삐사나를 수행해 보는 것이다. 이런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여 인권이 유린당하고 사망자도 수백 명에 이르고 있다. 부디 빠른 시일 안에 쿠데타가 종식되고, 더 나아가 광명 무량한 불국토를 이룰 것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간절히 염원해 본다.

전재영 코렐테크놀로지㈜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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