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항 결국 사라진다
우봉항 결국 사라진다
  • 최인식 기자
  • 승인 2013.07.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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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기계 10만㎡ 매립 착수
국내최대 복어 집산지 상실
갈매기 둥지 바위섬도 묻혀
의논암은 간절곶 옮겨 보존
▲ 울주군 온산읍 우봉항 옆의 해안 바위들이 매립공사로 돌과 흙더미에 묻히고 있다. 김미선 기자

국내 복어잡이 최대 어항이었던 우봉항이 완전히 매립됐다. 철구조물 제조업체인 신한기계(주)가 3차례 공장을 확장하면서 마침내 한 지역의 특징적인 항구가 자취를 감췄다.

2일 울주군 온산읍 우봉항은 추가매립으로 포구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졌다. 앞으로 인근 산을 깎아 포구 앞 깊은 바다까지 메워 2015년까지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이 사업의 명칭은 ‘강양·우봉 2지구 매립사업’이다. 울산시가 도시계획을 변경해 공단에 편입시켰고, 도시공사가 시행자로서 설계했다. 매립대행을 맡은 신한기계는 공사를 마치면 이곳에 해양플랜트사업을 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대해 시민들이 계획초기인 2006년부터 매립에 반대했고, 매립사업이 확정된 뒤인 최근에는 굳이 매립을 해야한다면 해안경관을 최소한이라도 남겨달라고 요구했으나 울산시, 도시공사, 신한기계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한기계는 지난 달 초부터 우봉항 일대 10만㎡에 대한 매립공사에 착수했다.

매립지 내에는 갈매기들이 둥지를 트는 바위섬들이 즐비하다. 이런 바위들이 이미 매립공사로 돌과 흙더미에 묻혔고, 나머지도 조만간 볼수 없게 된다. 강양과 우봉의 어장을 경계짓는 ‘지선’(地線) 표지석도 어디론지 사라졌다.

비지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던 ‘의논암’은 인근 간절곶에 옮겨 보존했다.

신한기계 측의 3차에 걸친 바다매립으로 우봉항은 지도에서 없어진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 왔던 우봉항 인근 강양 어촌계도 생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강양 어촌계는 “우봉과 강양 해안은 일터는 물론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데 산업단지 조성으로 모두 빼앗겼다”며 “그나마 남아있던 경관도 묻히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신한기계 관계자는 “바위섬이 펼쳐진 바다를 매립하는 것은 안타깝다”며 “하지만 현재 매립공사에 들어간 바다의 바위섬을 매립하지 않으면 용지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최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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