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과 이예
처용과 이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3.21 2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서하지마라!”

처용은 관용과 화해의 상징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국립극단이 지난해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세 번째 연극으로 처용을 새롭게 해석했다. 기존의 처용설화를 뒤집었던 것이다.

처용을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이방인으로써 참아야만 했던 비겁자’로 표현했다.

-가상 ‘이예의 외교 리더십 캠프’

조선 세종대 최고의 대일 외교관이었던 이예 선생에 대한 전 세계 대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울산에서 문을 연 이예 리더십 캠프에는 한일 양국의 대학생은 물론 동남아와 유럽의 학생들도 참가해 성공 외교의 비결과 해양과 외교, 외교와 평화 등의 주제로 강의와 토론을 벌였다. 학생들은 한 우물을 판 외교관의 일생에 감동하면서 이예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일주일 여정으로 이예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탐방으로 캠프 일정을 마쳤다.

처용은 실제 연극 무대에 올려진 것이고 이예 선생은 미래에 있을 가상의 사례다.

‘문화가 중요하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너무 자주 들어 식상할 정도다. 어느 시대에나 문화가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이제 문화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문화를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고 대중에게 다가설 것인가’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삼국지나 서유기도 다양한 문화상품으로 활용되었다. 날아라 슈퍼보드, 드래곤볼 등 만화와 영화, 게임이 되었다. 서유기라는 문화원형을 바탕으로 했지만 분야를 뛰어넘어 활용한 경우다. 우리나라의 영화 ‘왕의 남자’도 중국 경극을 차용했지만 크게 성공했다.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스’(OSMU)이다.

이제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노래로 만들고 영화로 만들고 게임으로 탄생하는 시대이다. 연극이 되고 비보이의 춤으로 바뀌기도 한다. 문화는 이렇게 계속 발전 변모하고 있다. 여가시간이 늘어나니 여가선용이나 인간다운 삶이 중요해지고 문화는 산업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이종 융합현상이 나타난다. 퓨전(fusion), 컨버전스(convergence), 하이브리드(hybrid) 등 기술용어가 문화에도 자연스런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문화원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아무리 좋은 오리지널도 재창작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원형은 원형대로 존중하되 거기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형태를 달리해 보고 다른 장르를 빌려서라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그래야만 대중과 소통이 되고 문화산업으로 진화한다.

반구대 암각화나 처용, 이예 선생 등은 훌륭한 문화자원이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고 나라를 대표할 문화원형들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고 변용한 새 장르의 창작물이 몇이나 되는가 생각해 보자.

처용을 실크로드에 한류의 일부로 활용할 수도 있고 연극이나 판타지 문학 소재로 활용되어야 한다. 처용 춤이나 체조, 비보이 공연에 활용하기도 했지만 보다 다양한 장르의 처용이 필요하다.

또 조선 최고의 대일 외교관이었던 이예 선생은 어떤가.

대학에 ‘이예 외교관 리더십 센터’를 설치하거나 캠프를 열어 젊은이들에게 전해야 한다. 실제 바닷길을 탐험해 보고 조선통신사 행사와 연계하는 콘텐츠도 나와야 한다.

반구대 암각화 역시 문화상품 시도는 없고 암각화 자체에 머물고 있다.

지역문화자원을 널리 제대로 활용할 때 시민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억지로 보라가 아니라 마음대로 골라서 보라는 말을 듣고 싶다.

<김잠출 국장·선임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