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기를 살린다는 것은?
아이의 기를 살린다는 것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7.04 2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광역시 금연운동협의회의 이사가 된 후로 시청의 지원 아래 하반기 교육프로그램인 영유아흡연예방교육을 몇몇 선생님과 함께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영유아흡연예방교육은 말 그대로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유치원 아이들에게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 피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이 참담한 마음까지 들지만 그래도 미래의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고 담배 피는 부모에 대한 금연 전도사의 역할까지 기대하게 만든다는 희망으로 유치원의 문을 넘곤 합니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제 눈을 바라보고 제 입을 바라보는 그 모습은 아무리 설쳐대는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라 할지라도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저는 큰아이를 4살이 될 무렵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이른 감이 있지요? 그 당시 작은 아이가 태어난 이유도 있었지만, 시어머님께서 이불점을 하셔서 도와드려야 하니 함께 놀아주지 못하는 큰아이가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어린이집에 갈 때는 가지 않으려고 울고불고 했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손을 흔들고 외려 빨리 가라고 해 당황스러운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렇지만 유치원에서는 학교보다 훨씬 자주 부모님 참여 수업을 진행을 합니다. 대다수는 아빠들보다 엄마들이 참석을 많이 합니다. 선생님들이 아주 앙증맞은 대사로 수업을 진행을 하며 중간 중간에 부모님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곤 합니다. 강의나 교육을 해보거나 받아보면 알겠지만 반응이 없다는 것은 정말 재미없는 일입니다. 유치원 선생님은 다양한 질문으로 답변을 요구하고 또한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이끌어 내어 분위기를 잡아보려 합니다. 지금의 부모들은 어떤지 짐작이 가진 않지만 아마 십여년 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다소 쑥스러워서 눈치만 보던, 누가 얼른 손을 들어주지 않나 짐짓 기대를 하던, 그럴 때면 저는 늘 저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저요! 저요!”를 목청껏 외치곤 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는 큰소리로 답하고 때론 큰 동작으로 화답해 즐거움을 이끌어냈고 특히나, 아이와 함께하는 코너에서는 절대 빠지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저를 바라보던 큰아이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와~ 우리 엄마 최고” 단박에 아이의 눈빛이 전하는 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과 좀 더 자라 유치원을 다니게 된 후로도 아주 열심히 참여수업에 참석하고 활동하고 눈 맞추고 뒹굴고 노래하며 아이와 함께 했습니다. 그 당시의 아이들은 엄마가 최고이며 전부이거든요. 결과적으로 그것이 내 아이의 기를 살리는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저의 아이들은 유치원 다니는 내내 예쁜 옷을 입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아이는 피부를 상하게 하지 않는 부드러운 면 소재 옷감이면 최고라는 육아 철학과 17개월 차이 나는 이종사촌 오빠의 옷을 물려 입히는 절약이 몸에 밴 생활철학 덕분입니다. 그저 깨끗하게 빨아서 단정하게 입히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아이의 고운 얼굴과 그 얼굴에서 나오는 밝음 덕분에 늘 선생님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실상 어릴 때는 아이들이 브랜드를 잘 알지 못하니 자주 빨아 입혀도 되고 활동성이 좋은 면이 최고라는 생각과 좀 더 자라서 브랜드를 알게 돼 제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요구할 때가 되면 투자를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보상으로 물질적인 보상을 하는 부모가 많은 듯합니다. 주변만 살펴봐도 늘 인터넷으로 장난감과 옷가지를 연일 구매하는 엄마들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부모라면 불편한 부모의 마음보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 여자 아이 멀리서 봐도 한눈에 참 예쁩니다. 핑크색 원피스에 하얀색 레이스 양말을 신었습니다. 마치 작은 공주 같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공단과도 같은 빛나는 천에 얼기설기 그물이 많은 잠자리 날개 같은 레이스가 넓게 퍼진 치마를 입었습니다. 마치 결혼식장에서 여자 들러리가 입는 드레스 같습니다.

저 아이 참 불편하겠다. 조심조심 거추장스러워 자꾸 손으로 쓸어내리는 모습이 눈에 걸립니다. 예쁜 옷을 입히고 예쁘게 치장하여 유치원에 보낸다고 해서 아이의 기가 살아나는 걸까요? 편하게 뛰놀며 무언가를 흘려도 묻혀도 되는,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고민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의 눈을 자주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진실을 알아채야 하는 것이 우리, 부모의 숙제입니다.

오양옥씨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