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울산박물관
놀이터 울산박물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2.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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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울산을 찾았다. 여기에 가면 울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여태까지 울산의 어디에서도 짙고 투박한 향을 지닌 울산을 볼 수 없었다. 울산박물관이 개관되고부터 여길 놀이 삼아 다니면서 숨겨진 참된 울산을 보려 애썼다.

경상도 끝자락에서 온갖 풍상을 다 받아 내어야 만 했던 울산 갯가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되살아난 듯해서 울산 박물관이 정겹다. 박물관은 울산 토박이에겐 애간장을 녹이는 듯한 엄마의 품을 기억하게 하고 거친 바다와 싸웠던 아버지가 토해내는 숨소리를 가늠하게 해 줄 것이다.

이제 겨우 고향이라고 여기는 신출내기 울산 사람들에겐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여기서 살아야 할 땅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는 곳이 울산박물관이라는 느낌을 가진다.해서 여긴 울산을 고향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고향을 안겨주었다고 믿는다. 흘러간 울산의 기나긴 역사를 파노라마로 정리해 둔 친절한 박물관에는 이 마을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력서가 펼쳐져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바로 들을 수 있다.

선사시대엔 갯가돌을 쪼개어 날카로운 연장을 만듦으로써 일용할 먹거리를 준비했고, 뒤이어서 사슴 다리뼈를 갈아서 뾰족한 작살을 만들어 고래를 잡았던 태화강변 사람들의 지혜를 만나고, 그들과 반구대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면서 일가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토기를 구우면서 문명생활을 향유하고 있었음을 그들이 사용한 그릇에서 읽을 수 있다. 박물관은 지나간 그들과 오늘의 우리들과의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놀이터로 삼는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전국의 여러 박물관을 관람해 보았으나 별 느낌이 없었다. 왜 무덤덤했을까하는 인식조차도 없었다. 다만 유물이 거기 있기에 보았으며 교과서로만 접했든 것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데 왜 울산박물관에선 가슴 뭉클한 감흥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해 봤다.

나 자신이 살고 있는 울산 땅의 이야기를, 여기에 살았던 옛 선인들이 남겨 둔 유물이었기에 그 친근감에서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감흥이 출렁거렸던 것일까?

치열하게 살았던 바닷가 벗들이 겪어 온 내력을 실물로 보면서. 그릇 하나하나, 그림 한점 한점 마다 역사가 오롯이 묻어 있고 이 지역에 살았던 그들의 내력이 펼쳐져 있다. 물론 눈물겹도록 진한 감동은 세밀한 역사적 자료로써 접할 수 있고, 정성스럽게 펼쳐 보여 주고자 한 울산인들의 정서를 잘 읽는 박물관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더욱 가능했다고 여긴다.

몇년전 영국의 런던박물관에서 고래그림이 새겨진 석조물을 보고 심장고동소리가 들릴만큼 감동했다. 고래라는 울산의 코드와 연결돼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울산박물관은 우리 지역의 역사 문화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이다. 울산을 알기 위해 역사가나 향토사가에게 시간을 내어 찾아가 한점 한점 귀하게 배워 온 입장에서 보면 울산의 우리 박물관은 열린 학교로서 언제라도, 짜투리 시간이라도 기꺼이 반긴다.

그동안 우리 동네 곳곳에서 찾아 낸 유물이 남의 동네 박물관에서 어정쩡히 빛을 내 주었으나 이제 본향으로 귀향했다는 점만으로 보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얼마전 구곡(九曲)문화의 현장을 발견했다. 대곡박물관 학예사의 열정으로 울산의 구곡문화를 정리할 단계에서 불쑥 8곡 현장의 발견은 아마도 수고로움에 대한 응답이 아닐까? 그동안 여러모로 미비한 9곡문화를 확연히 정리해서 옛 선비들의 풍유도 한 번쯤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속속 발견되는 울산의 역사가 박물관을 채우고 있어 고맙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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