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성형의사 길러준 울산사랑 못잊어
흰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인생 2막’ 출발
스타 성형의사 길러준 울산사랑 못잊어
흰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인생 2막’ 출발
  • 정인준 기자
  • 승인 2011.10.13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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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압구정 병원 접고 친구찾아 회귀
준 종합병원급서 전국 최초 미용성형 실험
“지역사회 공헌 아름다운 흔적 남기고 싶다”
지난달 28일 울산제일병원은 정일봉 성형외과 전문의를 초빙해 J클리닉을 개소했다. 서울 강남 압구정에서 성형외과를 잘 경영하고 있을 그가 홀연 울산에 나타난 것이다. 정일봉 하면 중년이면 한 번 쯤 들어봤을 울산이 배출한 스타 성형외과 의사다. 인생의 정점에서 서울 강남 압구정에 진출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의사로 돈도 많이 벌었고 명성도 얻었다. 그런 그가 왜 울산에 다시 돌아왔는 지 궁금했다. 지난 12일 울산제일병원 J클리닉을 찾아 정일봉 소장을 만났다.

“햐얀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 인생2막을 울산에서 꽃피우겠습니다.”

정일봉 울산제일병원 J클릭닉 소장의 각오다. 정 소장은 의사로서의 첫 출발을 동강병원에서 시작했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수료하고 곧바로 그의 이름을 내건 정일봉 성형외과를 개원했다. 쌍꺼풀만 해도 화제를 몰고 다녔던 시대였다. 벌써 30년 전이다. 당시 울산에선 요즘 삼산동에서처럼 한 집 걸러 있는 성형외과가 흔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정일봉 성형외과는 금방 유명세를 탔다. 그의 황금기가 찾아온 것이다.

정 소장은 10년 주기로 인생의 변화를 맞는다. 정일봉 성형외과가 잘되자 울산에 하나 둘 성형외과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독점적 지위에서 경쟁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정 소장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 병원의 규모를 키웠다. 후배 정규용 성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정&정성형외과’로 이름을 바꿨다. 정 소장의 유명세에 후배의 가세로 울산의 성형시술 상위권을 유지했다.

‘정&정성형외과’도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정 소장은 무언가 부족했다. 삶의 정점인 50세에 또 다시 변화를 꾀했다. 잘되는 ‘정&정성형외과’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정 소장은 서울 강남에, 그 것도 압구정에 다시 그의 이름을 내건 ‘정일봉 성형외과’를 개원했다.

“당시 서울에는 쌍거풀, 주름제거 등 눈 부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성형외과가 없었어요. 울산에서 하던 게 먹힌 거죠. 몇년간은 정말 쉴틈없이 수술을 했어요. 돈도 많이 벌었죠. 언론도 많이 타구요.”

그러나 정 소장은 “돈도 명예도 다 부질없다”고 말했다. 번 돈으로 비록 실패 투성이었지만 “하고 싶은 일도 원없이 해봤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서울살이 10년간 미용관련 잡지를 창간했고, 인터넷 쇼핑몰도 크게 경영했다. 유명세를 믿고 병원 외적인 것에 이것저것 손댔다 크게 손해를 봤다. 실제 정 소장은 MBC 유명 프로그램 ‘칭찬합시다’에 객원MC로 김용만과 1년여간 호흡을 맞췄다. 또 MBC 시사매거진2580이나 뉴스후, KBS, SBS 등에서도 성형과 관련된 단골 취재원이기도 했다. CBS 기독교 TV에서는 가정주치의 코너를 맡아 메인MC로도 활약했다.

방송 외 성형의술 발전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국제실용성형학회(IPPO) 대표를 맡았고, 정일봉국제성형아카데미와 DVD국제성형아카데미 등 두 개의 아카데미를 창립해 후배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또 그동안 쌍꺼풀 시술의 경험을 살려 쌍꺼플수술기구도 한국, 중국, 대만, 일본에 국제특허를 냈다. 틈틈히 저술활동도 해 디지털쌍꺼풀수술, 성형을 권하는 사회 말리는 의사(이상 한국), 현대쌍꺼풀수술(대만) 등 책도 3권이나 냈다. 이런게 다 압구정 ‘정일봉 성형외과’의 유명세와 연결됐다.

“삶의 회의가 들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습니다. 병원간 경쟁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갈등 등 이러한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더군요. 어떡하면 강남을 떠날까 궁리만했죠.”

정 소장은 정말 서울이 싫어졌을 때 울산제일병원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김종길 재단이사장이 “서울을 정리하고 같이 일하자”는 것이었다. 김종길 이사장은 정 소장이 동강병원 수련의 시절에 만났다. 당시 김종길 이사장은 동강병원에서 행정일을 했다. 두 사람은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서로 술친구로 만나 나중에 서로 뭉치자는 약속도 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준종합병원인 울산제일병원이 성형전문클리닉을 개원한 것은 어쩌면 모험에 가깝다. 종합병원급에서 보정성형이 아닌 미용성형을 하는 곳은 울산제일병원이 전국 최초기 때문이다. 김종길 이사장은 “정일봉 소장의 가능성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최근 성형의 흐름은 안티에이징에 대한 선호로 연령층이 남녀구분없이 확대되고 있다”며 “병원급에서 성형외과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미의 기준을 성형외과 의사들이 만들어 나가는 상황에서 ‘실력(사람)’에 대한 문제지 통념적인 구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좋은인상’에 만족하던 성형이 지금은 ‘시대가 원하는 인상’으로 변화했습니다. 아름다운 것보다는 취업 등 필요에 의한 성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삶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에는 긍정적이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성형외과 의사들이 미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상당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양악(턱)수술, 버선코, 앞트임·뒷트임, V라인 윤곽, 지방이식 등 성형이 만능이 되버린 것이죠. 의사로서의 조언은 수술은 할 수록 추해진다는 것입니다.”

‘돈벌이’보다는 외모와 함께 심상을 아름답게 해 줄 수 있는 성형외과 의사가 되야 한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J클리닉을 이렇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을 때보다 더 바빠요. 울산에 내려온 취지가 무색해 졌습니다. 그래도 예전엔 하기 싫은 일이었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정 소장은 일주일에 화·수·목은 울산에서 일하고 월·금·토는 서울간다. J클리닉에는 정 소장의 소문을 듣고 벌써부터 북적이고 있다. 서울 후배들은 그의 수술을 그리워하며 늘상 콜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에서 하는 수술은 라이브시연이다. 여러 성형외과 의사들이 참관해 정 소장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정 소장은 다음달부터는 울산에서 라이브수술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J클리닉 개소식 때 “그동안 시술했던 경험을 울산에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소장이 젊은 시절 황금기를 보냈고, 그를 키워준 울산에 애정을 표현했다. 꽃이 피면 지듯, 벌써 그의 화려했던 인생도 황혼기를 맞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정 소장은 울산에서 새롭게 인생2막을 열어가며 조용한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다.

글= 정인준·사진=최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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