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의 인생
하루살이의 인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10.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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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는 약 2억9천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 말기에 나타난 ‘메가네우라”(Meganeura)’라는 거대 잠자리의 후손으로 오늘날까지 번영을 계속하고 있다.

곤충 가운데에서 최초로 날개를 가지고, 날개를 펼치면 70cm이상이 되는 거대한 잠자리, 메가네우라는 석탄기(石炭紀) 말기에 사라졌다.

하루살이는 보기에는 우선 아주 연약해 보이지만, 하루 동안에 먹지도 않고 교미를 하고 자손을 낳고 죽는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살이의 학명은 ‘에페메롭테라(Ephemeroptera)’ 즉 단명(短命)의 곤충을 의미하는데, 성충이 되면 겨우 하루, 종류에 따라서 1시간 밖에 살 수 없다.

곤충의 수명은 짧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곤충은 1개월에서 1년 이상 살면서, 먹이를 섭취하고 생식(生殖)을 마친 후에 천수를 누린다.

2번이나 월동하는 곤충도 있는데, 1시간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짧은 일생이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2억9천만 년 전에 태어나 없어지지 않고 진화해 왔다.

훨씬 후에 등장한 공룡마저도 6천500만 년 전에 절멸했지만, 연약한 하루살이는 아직도 번영을 누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식욕(食慾)과 성욕(性慾)은 동물에 공통적인 2대 욕망(慾望)으로 알려져 있는데, 곤충도 예외는 아니다.

유충은 자라기 위해 먹고, 성충은 먹음으로서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획득하여, 날든가, 걷든가, 교미하든가, 산란하는 등에 사용한다. 그 때문에 번데기가 성충이 된 후 식욕이 왕성한 곤충이 많으며, 먹고 싶은 의욕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하루살이 성충은 입이 퇴화(退化)하고 없기 때문에, 먹이를 섭취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

그 대신에 필요 없는 소화관 즉 전장, 중장, 후장(前腸, 中腸, 後腸)에, 공기가 가득 채워지므로, 신체가 가벼워져 가녀린 날개로도 잘 날수가 있다.

이와 같이 식음을 포기한 대신에 얻은 것은 교미를 위해 쉽게 날아오르려는 체중감소 전략인 것이다.

암컷이 수컷 무리에 날아오면, 수컷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암컷을 붙들고서, 긴 앞다리의 끝마디를 암컷 날갯죽지에 걸고, 떼지 않는다.

그러면 암컷은 다리로 수컷의 등을 붙잡고, 수컷은 받침대로서 암컷의 음부를 맞추고 교미한다.

이렇게 하루살이는 살아가는데 중요한 먹이를 포기(抛棄)하면서까지, 교미에만 집중토록 진화한 것이다.

특히 하루살이 중 그물코날개 하루살이(Neuroptetra)는 집단적으로 일제히 번데기에서 나와 성충(하루살이)이 되며, 단 한 시간 사이에 교미와 산란을 모두 마치고, 생애를 끝낸다.

짧은 목숨이기 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인지, 식사를 포기했기 때문에 단명(短命)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단 한 시간의 집중력은 무섭기까지 하다.

아무래도 한정된 시한부(時限附) 생명이라, 모든 것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단 1시간 안에 4천개의 알을 낳는 것도 놀랍고, 4천개라는 알의 수는 곤충세계의 베스트 텐(10)에 들어간다.

필자가 50년 전 학생시대에 배운 “일각의 촌음도 아껴 쓰라”는 격언이 머리에 떠오른다.

/ 임자 건강과학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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