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치통의 명약에서 수류탄 재료까지
고추, 치통의 명약에서 수류탄 재료까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5.0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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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은 맛이 아님에도 우리들은 종종 고추를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로 여겨왔다. 그렇지만 고추의 매력은 그 강렬한 매운맛과 함께 뛰어난 여러 가지 생리작용에 있다. 매운맛은 지금까지도 미각으로서 취급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매운맛이라는 것은, 통각(痛覺), 온각(溫覺)등의 감각기관의 자극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의학과 약학 분야에서 통증(痛症)은, 중대한 문제로 통증의 컨트롤은, 말기 암 환자들에게 최대의 은혜가 되기 때문에 통증 즉 통각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 메디컬스쿨 통증센터의 연구원인 필자의 딸도 그 중 한사람이다.

신경생리학 중에는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을 이용한 연구도 적지 않다. 통증-펩티드(Substance-P)에 관한 우수한 연구도 포함되고 있다. 캡사이신이란 성분 하나를 가지고도, 의학이나 약학 분야에서의 연구와 식품 분야의 연구 사이는 학문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의학과 약학 분야는 통증에 관한 연구임에 반해 식품영양학 분야는 비타민C 같은 성분에 있다. 우리가 매운맛(캡사이신)을 먹어도 혀나 위에는 어떤 영향을 주지 않으나, 이것을 피부에 바르면 마취제로서 작용한다. 피부에 바른 캡사이신은 처음에는 통증과 열을 느끼는데, 조금 후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고추가 치통과 동상의 치료약으로서 이용되어 왔다. 염증을 일으킨 이 위에 고추기름을 한 두 방울 떨어뜨리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이것은 캡사이신에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통증이란 자극을 받았을 때 그 어떤 메신저(substance-p)가 뇌에 전달해주어야 비로소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런데 통증의 메신저를 전달하는 화학물질(substance-p)의 활동을 억제하고 파괴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한다. 이것이 캡사이신을 통증 부위에 바르면 통증이 사라지는 이유다.

근육이완제의 한 성분으로서 오래 동안 이용되어온 캡사이신의 특이한 속효성질을 치료에 사용해왔다. 특히 류마티스에 의한 관절염과 암, 대상포진의 헤르페스-바이러스의 만성적인 통증에도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으로 만든 연고를 사용하여 약 75%나 통증을 완화하고 있다.

고추 소스 하나로 세계의 식탁을 제패한 타바스코-소스의 원료도 고추다. 미국 마키르헤니사의 제품인 타바스코-소스는 1868년경에 발매되었다.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타바스코의 용기인 2온스짜리 유리병은 그 당시는 향수병이었다. 그러던 타바스코-소스를 우주비행사 마저 가지고 가게 되었다.

의학 분야에서의 연구가 고추의 캡사이신이라면, 식품 영양학 분야에서는 고추의 비타민이다. 고추는 비타민-C말고도 비타민-A와 비타민-P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C는 괴혈병의 치료제이며, 비타민A는 야맹증의, 비타민P는 혈우병의 치료제다. 고추의 연구로 헝가리인 알버트 V, 센트 젤지 박사는 1937년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고추의 매운맛이 이번에는 수류탄으로 변신했으니 참으로 괴변이다. 괴변인즉 인도의 국방부가 폭동진압에 쓰려고 고추 수류탄을 개발했단다. 인도에는 일명 ‘귀신고추’라는 세계 최고의 매운(100만 스코빌: 매운맛 단위) 고추가 있는데, 이 매운맛은 우리나라 청양고추(약 5천스코빌)의 약 200배나 된다고 한다.

이 고추수류탄은 치명적이지 않지만, 여성 호신용으로도 개발예정이라, 고추가 폭동진압용이니 호신용이니 하여 이제는 무기가 되고 있다. 참으로 세월이 무상하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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