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투쟁이냐 현장 복귀냐…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총파업 ‘새 국면’
강경 투쟁이냐 현장 복귀냐…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총파업 ‘새 국면’
  • 이상길
  • 승인 2022.11.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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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엿새째인 29일 울산신항 터미널에서 울산화물연대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과 김수범 화물연대 울산본부장 직무대행이 삭발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엿새째인 29일 울산신항 터미널에서 울산화물연대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과 김수범 화물연대 울산본부장 직무대행이 삭발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단은 시멘트업 운수종사자에 한한 것이지만 업무개시명령이 강력한 효력을 지닌 만큼 파업 현장이 적잖게 술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에선 대한건설협회 울산시회가 지역 건설현장 상황을 파악 중인 가운데 화물연대 울산지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맞춰 결의대회를 가졌다.

◇정부,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 발동… 울산 시멘트업계도 ‘술렁’

국토교통부는 29일 집단 운송거부에 나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에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은 시멘트업 운수종사자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거쳐 발동된 업무개시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 총파업을 계기로 2004년 도입됐다. 제도 도입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적용된 셈이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시멘트업계에 우선 적용하기로 한 것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시멘트 출고량이 급감하면서 전국 건설현장 ‘셧다운’이 현실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시멘트 출고량이 평상시 대비 90~95% 가량 감소하면서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 생산도 중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레미콘을 받아 골조공사를 진행하는 전국 건설현장도 속속 멈추고 있다.

울산에선 아직 정확한 피해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한건설협회 울산시회가 현재 지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피해상황을 조사 중이다.

대한건설협회 울산시회 관계자는 이날 “민간 건설 분야는 파악이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내일(30일)쯤이면 대략 피해상황이 집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만큼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는 명령서를 송달받은 다음 날 24시까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운송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및 3년 이하 징역·3천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까지 이뤄지게 된다.

다만 업무개시명령은 당사자 본인에게 직접 전달돼야 하는데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면 운송회사와 운송기사 주소지 등으로 명령서가 송달된다.

이처럼 강력한 효력을 지닌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됨에 따라 울산지역 시멘트업계도 적잖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울산지역의 경우 8개 레미콘 업체와 계약, 물량을 운송하고 있는 개인 레미콘 사업자들 대부분이 화물연대 파업에 동조해 현재 운송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이 강력한 효력을 지닌 만큼 이번 발동으로 특히 동조 파업을 하거나, 사태를 지켜보던 비조합원들의 경우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조속히 물류 정상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울산지부,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맞춰 결의대회

화물연대 울산지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맞춰 ‘화물노동자 탄압 중단과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울산신항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김태영 수석부지부장 등 집행부가 정부의 시멘트업계 업무개시명령 등 노조탄압에 반발해 삭발식까지 단행했다.

노조는 “정부는 교섭도 하기 전에 무조건 복귀와 업무개시명령 발동, 불법행위자 색출 및 사법처리 등 강경 대응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노조와 대화의 여지를 차단한 채 정부가 정해놓은 방침을 무조건 수용하라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노조탄압에 맞서 전국에서 총파업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굳은 결의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진보신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통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규탄했다.

시당은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은 국민의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를 위반하고, 강제노동을 금지한 ILO 기본협약을 위배하는 반헌법적 작태로 일제강점기 전시동원 체제 부활과 다름없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지역 한 노사전문가는 “정부는 시멘트업 운수종사자에 대해 우선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뒤 점차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인 만큼 향후 화물연대 총파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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