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인사독립에 숟가락 얹은 국회
지방의회 인사독립에 숟가락 얹은 국회
  • 정재환
  • 승인 2022.11.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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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등 지방의회에 4급 국회직 인사파견 요구
시의회, 상호교류 조건부 수용하되 일방파견 반대키로

울산시의회가 국회사무처의 국회직 4급 인사파견 요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동등한 위치에서 진행되는 상호 인사교류가 아니라 일방적인 파견 요청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단은 타 시·도의회의 대응 방안을 지켜본 후 대응하기로 했다.

28일 울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국회사무처가 지난달 초 울산시의회에 4급 인사파견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국회사무처의 인사파견 요구는 시도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파견인사가 이뤄진 곳은 세종시의회다. 올해 2월 회직 4급을 파견 받았다.

이후 8월에는 전북도의회에도 같은 파견인사가 이뤄졌다. 현재 이들은 각각 의회사무처 의사입법담당관실에 배치돼 있다.

두 곳에서 인사가 이뤄지자 다른 시·도의회에도 인사파견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17곳 시·도의회 중 파견 요청을 받지 않은 강원·인천·전남·제주·충북 등 5곳을 제외한 나머지 12곳 중 세종과 전북을 뺀 나머지 10곳은 파견 수용 여부를 놓고 각 지방의회와 국회사무처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일단 충남은 파견 거부 뜻을 전달했고 서울과 경남도 조만간 거부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시·도의회가 이처럼 발끈하고 나선 것은 일반적으로 다른 기관과 인사교류는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이뤄지는 반면, 국회사무처는 일방적으로 국회직 4급 인사를 파견 받으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신들의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32년 만에 인사권 독립을 이뤄낸 지방의회를 제물로 삼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의회 관계자도 “국회사무처는 지방의회의 요구가 있으면 파견하겠다는 것일 뿐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인사 파견이 아니라고 밝히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라며 “광역시도와 동일한 직급의 인사교류라면 모를까 일방적 파견 요구는 부당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별도 정원을 인정받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게 선행되지 않으면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사권이 독립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방정치가 중앙에 예속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사무처는 지방의회와 협력 강화 사업이라고 밝혔다. 지방의회 사무처 의사진행·법제·예결산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의정활동 지원 경험이 풍부한 국회사무처 공무원을 입법자문위원으로 파견한다는 것이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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