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화한 범죄, 트렌드화한 경찰!
트렌드화한 범죄, 트렌드화한 경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9.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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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하반기, 경찰청은 ‘국민 체감 전략과제’라는 경찰조직의 새로운 방향을 선보였다. 전략과제의 핵심은 당연히 ‘악성 사기’와 ‘중독성 마약’ 범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사기와 마약이라는 범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그렇지 않다. 경찰청이 선보인 새로운 전략과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사기·마약범죄가 이전과 매우 달라졌다. 범죄가 ‘트렌드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최근 ‘경제적 살인’에 비유될 만큼 엄청난 금전 피해를 안기면서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사기 범죄가 금융·통신 수단을 이용하거나 조직적인 형태로 진화하면서 국민에게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또 조직이 대부분 외국으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국내 현금 전달책을 검거하더라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전에 금감원이나 검찰, 경찰청, 은행 등을 들먹이는 기관 사칭 전화로 국민을 속이는 방식이 이제는 제대로 통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최근에는 전화번호 조작중계기, 대포폰, 대포통장, 악성 앱, 거짓 구인광고 따위를 이용하는 일명 ‘트렌드화 된 사기 범죄’로 발달해 다시 국민의 삶 속으로 침투했고, 그 피해 규모는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악성 사기 척결’을 선포하고 금융·통신 수단을 이용하거나 조직적·상습적으로 이루어지는 사기범죄에 대한 테마별 우선순위와 집중수사 대상을 선정해서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다. 또 금감원·과기부·국토부 등 관계 기관과 유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사기 방지법 제정 등 법·제도 개선 노력을 기울이면서 국민과의 소통 창구를 통한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마약범죄라 하면 이전에는 암거래, 지인을 통한 마약 거래가 주를 이루다가 나중에는 대면과 현금거래로 거래방식이 바뀐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텔레그램, 다크웹 등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타인과 접촉할 수 있는 앱의 발달에 발맞추어 비대면 거래, 가상화폐 거래 등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그에 따른 마약사범의 증가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점이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이렇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을 호기심으로 접하게 되는 10대, 20대 마약사범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마약사범들이 원래 생활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어렵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족 등 주변 사람들까지 위태롭게 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런 마약범죄를 단속하는 데 있어 경찰청은 획일적이고 진부한 방식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특히 신종 수법에 대한 효과적 단속 방식을 찾는 한편 마약과 이어진 범죄수익의 원천 차단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재범률이 높은 마약범죄를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치유와 예방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등 ‘단속-치유-예방’의 유기적 단계 활동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울러 전부터 시행해오던 ‘위장 수사’를 마약범죄 단속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따라서 경찰청의 이번 전략과제는 ‘트렌드화’ 된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트렌드화’ 된 경찰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는 우리 경찰이 신종 범죄를 비롯한 새로운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미래를 선도하는 경찰’의 모습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얻으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윤성희 울산남부경찰서 무거지구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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