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美學
배움의 美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6.22 2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세계 최고 고령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일본의 다나카 할머니가 11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녀가 살아있을 때 어느 언론사 기자가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녀가 주저 없이 말한 건강 장수의 비결은 “맛나게 잘 먹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잘 먹고 잘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다나카 할머니의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라는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에는 대한민국의 대철학자인 고(故) 안병욱 교수의 『때를 알아라』 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안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때가 있다”고 했다. 태어나서 열심히 공부하는 때, 반려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아기를 낳는 때, 회사나 사업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버는 때,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는 때가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 건강 장수의 비결”이라고 한 다나카 할머니의 말을 두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거의 대부분 공부와 거리를 두게 된다.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공부에는 다소 소홀해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최근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에서는 신중년(新中年)특화과정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입학 초기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은퇴 후에 특별한 기술이 없었던 교육생 대부분이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배우고 싶은 충동을 느껴서일 것이다.

지난 3월에 입교한 교육생들은 한 달 만에 국가기술자격검정 기능사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에 대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 결과 교육생 대부분이 2차 시험에도 합격하는 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그중에는 ‘기능계의 최고봉’이라는 ‘기능장’ 1차 시험에 합격한 교육생도 있었다.

처음 신중년특화과정 면접을 볼 때 교육생 대부분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이 나이에 교육받을 수 있고, 교육 후에 나이 많은 사람을 받아주는 회사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 짙은 말이었다. 그러나 막상 교육을 시작하니 교육생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몇몇 교육생들은 교육을 채 마치기도 전에 취업하는 일도 있었다.

평소에 한 번도 안 해본 용접, 배관, 에너지 실습을 하면서 나름대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는 교육생들이 많았다. 또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그동안 잠재해 있던 배움의 DNA를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하는 교육생도 많았다.

나는 이번 교육생들에게 의미 있는 한마디를 들려주었다. “나이가 들었어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은 젊은 사람이고, 나이가 젊었어도 배움의 끈을 놓은 사람은 늙은 사람이다”라는 말이었다.

교육생 대부분은 나이가 50~60대다. 이제까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살아왔고,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하거나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없었던 분들이다. 그러나 교육생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나름대로 맛본 진실이 하나 있다. 나이가 들었어도 그 나름으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다 보면 그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바로 그것이다.

또 다른 성과는 교육생들이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자기 계발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얘기다. 이 또한 교육을 맡은 나로서는 더없이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은 사람들도 얻기 힘든 기능사, 산업기사, 기사, 기능장 등 수많은 자격을 취득한 신중년특화과정 교육생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이분들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이 세상 최고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필자는 항상 교육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힘차게 달려본다.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에너지산업설비과 교수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