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2.1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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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스리는 나라가 완전할 수는 없다. 다 그렇겠지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정치의 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대통령을 역임한 지도자의 말로가 불행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평가는 서로 다르겠지만 역대 대통령 가운데 퇴임 후 존경받는 원로로 대접받는 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불행하게 생을 마감하거나 퇴임 후 구속되는 대통령도 보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아픈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믿고 지지해서 대통령이 되었으면 그 명예만으로도 자손만대의 영광일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 외에 다른 욕심을 내다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은 역대 대통령들이었다.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3주 남짓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의 막이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역대 최고의 비호감 선거’라는 말을 듣는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흠이 있거나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국민이 많다니 판세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정치인은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과 철학이 있어서 진보나 보수로 갈라지기 마련이고, 각 당이 승리를 위해 상대 후보를 비판하고 대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권은 편 가르기가 너무 심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걱정이다. 마치 두 번 다시 안 볼 원수라도 대하듯 막말을 쏟아내고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으니 이를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참으로 피곤하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서로 헐뜯고 비난하면서 상대 후보를 매장할 궁리나 하고 인재 키울 연구는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깝다. 여당은 ‘정권 재창출’을, 야당은 ‘정권교체’를 원하면서도 5년이 지나는 동안 훌륭한 후보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그러기에 이른바 ‘비호감 후보들’이 나서게 된 것이 아닌가.

이미 다 알고 있듯, 욕설과 갖가지 의혹으로 시달리는 후보, 이력서 허위 기재와 무속 논란을 빚은 아내를 둔 후보, 도무지 지지율이 안 오르는 후보들이 경쟁하다 보니 유권자들은 지지 후보를 선뜻 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토론회나 방송 연설을 통해 자신의 참된 면모를 볼 수 있어야 지지 여부를 결심할 수 있을 것이므로, 필자도 좀 더 지켜보고 나서 후보를 정할 생각이다.

후보들이 흠이 많아 비호감도가 높다는 사실로 미루어보면, 어려서부터 도덕성에 흠이 생기지 않도록 잘 가르치고 바르게 살도록 훈육해야 할 것 같다. 성경에 공직자라면 이런 사람을 모델로 삼았으면 좋겠다 싶은 인물이 있다. 구약성서 다니엘서에 나오는 ‘다니엘’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다니엘은 유대인이면서도 다리오왕이 다스리던 ‘메대(Media)’의 총리 3명 중 한 사람으로 선택되어 다리오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자 이를 시기한 다른 총리들이 다니엘을 제거할 궁리를 했으나 아무런 허물도 찾지 못했다. 이들은 꾀를 내어 하나님을 섬기는 다니엘이 매일 세 번씩 기도하는 것을 문제 삼아 기도를 못 하게 하는 특별법을 만들어 다니엘을 고발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자 굴에 던져진 다니엘을 끝내 지켜주셨다는 기록이 다니엘서에 있다. “이에 총리들과 고관들이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발할 근거를 찾고자 하였으나 아무 근거,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 되어 아무 그릇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 (다니엘서 6장 4절)

다니엘처럼 아무 허물도 그릇됨도 없는 청렴한 지도자가 있으면 좋겠지만 이번 대선 후보들은 이런저런 허물이 너무 많은 것 같고, 그래서 국정 운영을 허물없이 잘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안 남았으니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로 발전하므로 모든 국민은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우리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어느 때보다도 깊이 고민해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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