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쓰레기 없는 도시를 위한 제언
코로나 시대, 쓰레기 없는 도시를 위한 제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1.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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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투잇서베이’가 성인 5천155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6%가 최근 폐기물 문제에 대해 국가 차원의 정책 강화와 개인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울산연구원에서 울산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인식조사에서도 5점 만점에 4.27점으로 응답자의 대부분이 온라인 소비로 인한 1회용 포장재 쓰레기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한 온라인(모바일) 소비로 인해 종이류, 비닐류, 플라스틱류, 발포수지류(스티로폼 등)와 같은 일회용 쓰레기가 폭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공감대는 형성되었다. 그런데 이것을 시민사회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쓰레기는 제품의 생산에서 유통, 소비 그리고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기업, 시민, 행정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기업은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제조하고 유통해야 한다. 싸다는 이유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제품을 만들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유통 과정에서 아이스팩, 스티로폼, 종이박스 등 일회용 포장재를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쓰레기를 줄일 길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포장폐기물과 일회용품의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맹이만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제로웨이스트샵(zero-waste shop)’은 기존 소비시장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쇼핑과 배달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지난해 창업한 ‘리턴잇’은 배달 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바꿔주는 서비스 회사다. 기존 배달 앱(‘요기요’)을 통해 다회용기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고, 용기는 회수해 세척하여 다시 사용한다. 이처럼 다회용기가 일회용 쓰레기 문제의 해법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딜리버리제로’, 싱가포르 ‘베어팩’ 등 세계 곳곳에서 다회용기 배달업체가 성장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배송과 카페 등에도 다회용기 사용이 확산하고 있어 향후 다회용기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시민은 무엇보다 소비가 쓰레기의 시작이며 끝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소비가 필요하다.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되도록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인 텀블러와 에코백을 사용하고 앞서 소개한 제로웨이스트샵이나 다회용기 배달업체를 애용하는 것이 좋은 예라 하겠다. 또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건 버리지 말고 재사용하고, 더는 쓸 수 없는 것들은 제대로 분리배출하여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은 친환경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 및 폐기가 원활하게 선순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과대포장(재포장) 규제, 일회용품 규제 등이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서 행정이 지원하는 일들이다. 다만, 모든 제품이 사용 후 폐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계적인 배출·수거·선별을 통해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행정의 역할이다. 지난해 울산시가 지원하고 ubc가 운영한 ‘자원순환가게’는 시민의 분리배출 인식을 강화하고 자원의 재활용을 촉진하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또한 서울의 ‘새활용플라자’처럼 순환경제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센터의 설립·운영도 자원순환형 사회를 위한 행정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희종 울산연구원 시민행복연구실 연구위원·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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