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만 있으면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다. 코로나19 등 생활환경이 불안하더라도 조상을 기리고 가족 간의 사랑과 소중함을 확인하는 명절, 추석을 맞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하지만 작년부터 전 세계에 닥친 코로나19 때문에 명절을 지내는 방법이 많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가족 모임의 인원수와 가게의 영업시간이 제한되어 고향을 방문하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게 되었다. 귀성객들은 방문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먼저 관심을 갖고 중앙재난대책본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먼저 확인하기도 한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지난 3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 달 내리 네 자릿수를 이어가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10월 3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수도권 등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에서 10시로 다시 1시간 연장하고, 식당·카페와 가정의 사적 모임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합쳐 6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했다. 비수도권 3단계 지역에서는 접종 완료자를 합쳐 8명까지 모일 수 있고, 추석 연휴 전후 1주일간은 4단계 지역에서도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의 가족 모임이 허용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지인 우리 동구는 추석 연휴 기간을 합쳐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은 금지되 백신 접종자에 한해 8인까지 모일 수 있다. 또 지역상인은 10시까지 영업할 수가 있다. 그 덕분에 주민들의 추석 보내기가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동구보건소에서는 이런 긴 연휴 기간과 사적 모임 인원 확대가 다소 우려스럽다. 지난 7월에는 동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적 모임이 허용되고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는 1단계로 완화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월에는 기업들의 여름휴가로 다른 지역 방문이 늘어나는 바람에, 7~8월 두 달 사이의 확진자 수가 그동안 동구지역 총확진자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동구 역학조사관에 따르면,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60% 이상 강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과 함께 사적 모임 완화로 발생한 인체 간의 잦은 접촉이 확진자 급증의 원인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 7월부터 동구에서 발생한 신규확진자의 바이러스 검사 결과 90% 이상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였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뛰어난 감염력으로 백신 접종 완료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역학조사에서 밝혀졌고, 최근 동구 신규확진자의 7%가 돌파감염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어 방역망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유지하되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사적 모임 제한이 누그러지면서 가족·지인 간의 만남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동구보건소는 지난 8월의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역주민 모두가 연휴 기간에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증상이 나타나면 누구나 임시 선제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아 주기를 당부해 마지않는다.
동구의 9월 8일 기준 1차 접종자는 10만 5천명(68.1%), 2차 접종 완료자는 6만3천명(4 1.1%)이다. 이는 전국 평균 백신 접종률에 비해 1차는 16.3%포인트, 2차 14.2%포인트 높은 수치다. 우리 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이처럼 높지만, 지역 곳곳에서는 확진자 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 참여와 방역수칙 준수, 마스크 착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또 추석 연휴 기간에 다른 지역을 다녀오는 분들은 스스로 선별진료소 검사를 받아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면 한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적 행동이 중요하다. 전 국민이 추석 연휴에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 ‘전 국민 집단면역’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었으면 한다.
신수진 울산 동구보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