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도 학대받는 어린이가 있다면
어린이날에도 학대받는 어린이가 있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5.0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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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은 어린이날이지만 요즘은 어린이가 귀한 세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교회에도 어린이들이 우당탕 뛰어다니고 조잘조잘 떠드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더 들을 수도 없다.

‘어린이’라는 말은 1921년 방정환 선생이 처음 사용했고, 어린이날도 1927년 방정환 선생에 의해 시작되었다. 1946년에는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했고, 1975년부터는 공휴일로 제정해 오늘에 이른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밝고 바르게 자라도록 보살피고 격려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그런데도 한편에서 학대받는 어린이가 있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통계를 보면 2001년에 2천105건이던 아동학대 건수가 2015년에 1만1천715건, 2019년에 3만45건 하는 식으로 18년 사이 약 15배로 늘었고, 때로는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최근 들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아동학대 사망 기사는 우리 모두를 씁쓸하게 만든다.

무속인인 이모가 10살짜리 조카를 귀신 들린 것 같다며 물고문 등 가혹 행위로 숨지게 한 사건,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에 16개월 된 아이(정인이)를 입양한 양부모가 반복된 학대로 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20대 친부모가 생후 2주밖에 안 된 갓난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 엄마가 3살짜리 아이를 빈집에 버려두어 숨지게 만든 사건이 대표적이다.

자녀 체벌 금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민의 경각심도 한층 높아졌으나 지금도 아동학대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동학대로 부모나 교사가 처벌받는 뉴스를 보면서도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자기표현이 서툴고 절대적인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를 어린이집 교사가 학대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부모들 가운데는 아직도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부모가 될 인격을 못 갖춘 사람이 자녀를 낳아 아이를 학대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사명감을 가지고 사랑으로 보살펴야 할 어린이집 교사들 가운데 일부 교사는 어린이를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지 말을 안 들어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예사로 학대하기 일쑤다. 방어능력이 없는 어린아이를 절대적 신뢰 관계에 있는 부모나 교사가 학대한다는 것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부모는 자녀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학교 선생님, 의사, 간호사와 같이 사람의 인격이나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 일을 성직자와 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성경에, 부모들이 예수님께 축복 기도를 받게 하려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자 제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지 말라고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을 보신 예수는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라고 하시며 아이들을 안고 축복해 주셨다. (마가복음 10장 13∼16절) 어른들이 너무 많이 몰려오자 제자들이 아이들의 접근을 금지했는데 이는 아이들을 차별하는 행동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어리다고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인격적으로 대해야 하며 그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

성경에는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에베소서 6장 4절)고 했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것은 자녀의 감정을 건드려 화나게 하지 말라는 뜻으로, 어린 자녀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라는 말씀이다. 한 명의 어린이도 학대받지 않고 사랑을 받으며 밝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기다려주는 어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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