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터놓을 친구는 사랑하는 가족
내 마음 터놓을 친구는 사랑하는 가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10.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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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인구정책 플랜을 세우는 것은 경제·사회·문화는 물론 삶의 질의 문제까지 국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아주 중차대한 일이다.

인구학자인 서울대 조영태 교수는 인구현상에 관한 이론의 하나인 인구변천 이론에서 인구증가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래프로 그려보면, 국가가 발전하기 전에는 출산율과 사망률이 모두 높아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다 사망률이 먼저 떨어지고 출산율은 나중에 떨어진다. 그 사이 인구가 갑자기 증가한다. 대다수 개발도상국들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 그 후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인구증가율도 뚝 떨어진다. 우리나라가 지금 이 단계에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올해(2020년)는 3차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는 해다. 특히 이번 3차 기본계획에서는 기존의 출산장려 정책을 삶의 질 향상으로 자연스레 출산율이 오르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정부의 인구정책 방향 변경은 시대의 흐름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패러다임이 변해도 젊은 세대들에게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들을 설득해야 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적 기반을 갖춰주어야 한다, 그 기반이 바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들이다.

첫째,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일자리다. 울산은 오래전부터 공단이 조성되어 일자리 조건이 다른 시·도보다 좋은 편이다. 둘째,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주거 인프라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울산은 이미 태화강 둔치를 공원으로 꾸며 시민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정서·문화적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공연문화를 활성화시켜 젊은이와 가족들이 문화공연을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이밖에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환경들이 조성되면, 우리의 삶이 건강해지면서 결혼·출산을 가로막는 요인이 작게나마 해소될 것이다.

지역을 브랜드화하기 위해서는 유명관광지를 개발하고 지역산업을 홍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지역 브랜드화에서 경쟁력이 확실한 분야는 ‘육아’다. “육아하기 좋은 도시” “육아하기 좋은 마을”이라는 이미지는 주민들의 정착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출산율이 오르면서 도시경쟁력도 살아날 것이다.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협력과 배려의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너무 조급하지 않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마음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

UCLA의 심리학과 명예교수 월터 골드슈미트는 “인류 진화의 역사는 경쟁의 역사이자 상호협력의 역사”라고 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는 이제 나와 내 주위 사람들에게 경쟁보다 협력·배려의 정신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가가 위로·지지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위로와 지지의 근본바탕은 누가 뭐래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무엇보다 소중한 주춧돌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개념이 변해 소가족화된 것도 저출산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우리 모두가 가족구성원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부족함을 채워주고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마음 터놓을 친구는 필요하고, 그런 친구는 사랑하는 가족이 아닐까 한다. 우리 사회는 가족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행복을 느끼는 가운데 긍정의 진보를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샤르트르 이후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에밀 시오랑’은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다가올 밝은 미래를 위한 새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문덕현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광역시지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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