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도 동구 관광산업의 한 축
전통시장도 동구 관광산업의 한 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7.2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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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은 계획적으로 조성된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실생활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 발전해온 시장이다. 한곳에서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어서 대형마트가 생기기 전까지 주민들의 소비생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아울러 정보 교류가 왕성하게 이뤄지는 지역 커뮤니티의 기능, 우리의 옛 모습을 보존하고 문화적 정서를 대변하는 공간의 기능도 수행해 왔다.

울산 동구에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전통시장 5곳이 있다. 1978년 남목시장, 전하시장을 시작으로 1980년 월봉시장, 1983년 동울산종합시장, 1991년 대송농수산물시장이 잇따라 들어섰다. 이들 시장은 1972년 현대중공업이 동구에 입지하고 인구가 급증한 이후에 만들어져 40여 년간 동구 주민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했다.

최근 제7대 후반기 동구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지역 전통시장 5곳의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조선업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상인들은 상인교육장·고객쉼터·공용화장실 설치와 도시재생사업 추진 등 대부분 시설물 개선을 희망했다. 울산지역 구·군 중에서도 환경이 가장 열악한 탓에 당연한 요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설을 다른 전통시장 수준으로 개선한다고 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1996년 유통시장 전면개방으로 대형마트가 진입한 이후 전국 전통시장의 상권은 갈수록 위축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는 다양한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편리함과 대규모 주차시설, 날씨와 관계없이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실내라는 장점 덕분에 소비자들을 급속도로 흡수했다.

이후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확보 등 낙후시설물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대형마트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닥치면서 유통환경 패러다임이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에서 ‘온라인시장 대 오프라인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한 시설물 개선사업만으로는 동구 전통시장의 활성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동구는 전통시장에 대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전통시장은 관광명소로 부상하는 중이다. 관광이 일상화되고 관광형태가 관람보다 체험 중심으로 변하면서 지역 특유의 정체성과 주민들의 살아있는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전통시장의 관광상품 가치는 해외, 국내에서 모두 증명됐다. 영국의 ‘버로 마켓’과 ‘산타 카테리나 시장’, 폴란드 크라쿠프 중앙광장의 중앙시장 등은 다양한 목적의 방문객들로 늘 붐빈다. 국내의 서울(남대문·통인·망원시장), 부산(국제·부평깡통·자갈치시장), 대구(서문시장), 제주(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는 전통시장만으로 관광수요를 일으킬 정도로 활성화되어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중인 동구의 관광 활성화 계획에 전통시장 관광상품화가 포함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전통시장마다 별도로 사업을 추구할 게 아니라 ‘전통시장’을 하나로 묶어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 전통시장마다 가진 역사와 특성을 강화해 차별화된 정체성을 만들고, 지역의 다양한 관광상품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짜는 등 체계적인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상인들만 배불리는 것이 아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긍심 고취, 지역의식 함양, 지역전통문화 계승 등 전통시장이 가진 공공재적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이는 동구라는 도시의 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홍유준 울산 동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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