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대구에 울려 퍼진 고교생들의 외침
일요일, 대구에 울려 퍼진 고교생들의 외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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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갑자기 포근해진 날씨 덕에 분위기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각종 행사와 사업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분위기 속에서 다가올 보훈기념일 또한 쉽게 잊혀진 채 지나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오는 2월 28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학생중심 민주운동 기념일로, 독재정권에 저항한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씨앗’으로 평가받는다. 정의를 위해 앞장선 학생과 시민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 역사와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 및 제5대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자유당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후보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장면을 이기려고 부정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장면의 대구 선거유세가 1960년 2월 28일 일요일에 예정되어 있었다. 당시 고등학생들은 사회문제와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자유당과 이승만에게는 비판적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이 장면의 선거유세장에 나타나면 국민의 관심이 민주당의 장면에게 향할 것을 우려한 교육당국은 궁리 끝에 잔꾀를 생각해냈다. 2월 28일이 일요일인데도 임시시험, 영화관람, 토끼사냥 등의 이유를 들어 대구지역 8개 고등학교에 등교를 지시한 것이다.

이 발표가 알려지자 각 학교 학생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교육당국의 지시가 부당하다며 등교 지시를 거두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학생들은 시위를 계획하고 결의문을 만들었다. 당일인 2월 28일, 경북고에서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우들의 붉은 피가 지금 이 순간에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우리의 기백이며, 정의감에 입각한 이성의 호소인 것이다”라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학교를 뛰쳐나와 불의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쳤다.

경북고 학생들은 대구 중심가로 향하고 다른 학교 학생들도 이에 합류했다. 많은 학생이 이승만 정권의 부정을 지적하고 학원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무차별로 때리거나 잡아갔고 이 상황을 목격한 대구시민들은 시위에 동참하거나 학생들을 보호했다. 대구지역 학생들의 민주화 열망은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고, 이 시위는 마산. 대전, 부산, 서울로 확산되어 결국 이승만 대통령을 정권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2·28 민주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운동의 뿌리이자 학생중심의 운동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 올해는 2·28민주운동을 비롯하여 3·15의거, 4·19혁명 6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이다. 이를 계기로 민주운동 역시 호국·독립운동과 다를 바 없이 모두가 똑같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임을 인식하고 보훈의 가치를 공감하며 국민화합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권진숙 울산보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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