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도시,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의 도시, 스웨덴 스톡홀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0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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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고 남녀평등이 세계 최고인 나라다. 또 복지가 잘 돼 있어서 스톡홀름은 빈민가가 없고, 입양인 가운데 한국인이 가장 많다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철학자 데카르트, 볼보 차, 헤네스 옷, 노벨, 이케아 가구, 일렉트로룩스 가전이 생각났다. 쇼핑을 거의 안하던 내가 쇼핑을 제일 많이 한 도시이기도 했다.

스톡홀름 왕궁은 1700년대에 지어진 이탈리아 바로크풍의 건물로 역대 왕들이 이곳에서 살았고, 지금은 외국 귀빈을 위한 만찬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 국왕이 집정하고 있는 왕궁을 일반 관광객에게 공개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관광객은 별로 없고 엄청나게 조용했다. 그러나 일정 선을 넘으면 근위병이 소리를 질렀다.

시청사는 스톡홀름시의 상징적 건물로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건물이란 평가를 받고, 그 앞의 멜라덴 호수와 정말 잘 어울린다. 시청사라기보다 궁전 같아서 은은하면서도 고상한 기품을 느끼게 해주는 건물이다. 2층에 있는 ‘황금의 방’은 매년 노벨상 수상자들을 위한 만찬과 파티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12월 10일이면 평화상을 제외한 노벨상 수여식이 여기서 진행된다. 우리나라 사람이 수상자가 나오도록 기원해 보았다.

감라스탄은 오래된 건물이 즐비한 구시가지로, 스톡홀름을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꼽는 곳이다.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 사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마치 16세기 유럽의 어느 마을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중세의 분위기가 그대로 보존된 곳으로, 폭이 90cm밖에 안 돼 세상에서 가장 좁다는 모텐트로치그 골목 투어가 참 재미있고 아름다웠다. 아마 사진을 제일 많이 찍었던 것 같다.

감라스탄에 있는 대광장은 가장 오래된 광장으로 주위에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우리는 한 가게에서 행주, 유리공예품, 달라호스 등 많은 것을 샀다. 광장에 앉아 서로 사온 기념품을 펼쳐 보이며 여유를 부렸다. 원래 이곳은 1520년 ‘스톡홀름의 대학살’이 일어난 곳으로, 90여명이나 처형되었다. 광장 거리의 바닥이 검붉은 것은 그 당시 온통 피로 물들었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나무를 직접 깎아 만든 전통 말인형 달라해스트(달라호스)는 행운을 부른다는 존재로, 이곳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빨간색이 원조이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색이 다 있다. 오래전 스웨덴의 한 장인이 소나무를 직접 조각하여 말을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입혀 팔았는데, 곳곳으로 퍼지면서 스웨덴의 아이콘이 되었다. 요즘은 주로 인테리어 소품이나 장식품으로 대량생산되는 것도 있다. 꼬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여행 전부터 사려고 작정을 하고 왔지만 비싸서 아주 작은 걸로 샀다.

스웨덴에는 약 백여개의 박물관이 있다. 바사호 박물관은, 1625년에 건조되었으나 3년 후 처녀항해 때 침몰한,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전함 바사호가 전시된 곳이다. 배를 안치하고 박물관을 지었는데 안이 어두웠다. 나무의 훼손을 줄이기 위해 밝기를 조절한 것이라 했다. 목포 해양유물 전시관에서 본 14세기 초 신안에서 발견된 신안선이 생각났다. 바사호는 엄청나게 화려해도 항해를 못했지만 신안선은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던 중 침몰한 보물선이었다. 동서양의 조선술을 비교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스웨덴에서는 지금도 ‘맘마미아’가 공연되고 있다. ‘댄생 퀸’, ‘치키치타’, ‘워털루’, ‘허니허니’, ‘페르난도’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긴 가수 ‘아바’가 출생한 곳이어서 ‘아바 박물관’도 있다. ‘카사블랑카’, ‘가스등’,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의 잉그리드 버그만, ‘안나 카레리나’의 그레타 가르보가 태어난 나라도 스웨덴이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인기 있는 ‘국민 할머니’는 린드그렌이다. 우리에게 《말괄량이 삐삐》로 잘 알려져 있다. 《닐스의 모험》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셀마 라게를뢰프도 스웨덴 작가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을 말한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범인을 이해하고 측은지심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여배우들, 아바의 노래, 훌륭한 문학작품들, 영원한 노벨상, 유명한 사상가들이 유독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바다가 호수처럼 아름다운 곳으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김윤경 여행 큐레이터·울산누리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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