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가족에게 관심과 배려를
보훈가족에게 관심과 배려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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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보훈처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5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한동안 일상인으로 돌아갔던 전직 공무원이다. 그러던 중 인사혁신처의 배려로 과거에 쌓아둔 재능(행정 노하우)을 현장에 다시 기부할 기회를 얻어 지금은 울산보훈지청에 반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새로운 변화는 지난날의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 재직할 때 행정대상(민원인)을 고정관념과 타성에 젖어 건성으로 대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전에는 행정을 머리로만 했다면 앞으로는 진정한 공복 정신과 따뜻한 마음으로 하리라는 다짐도 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조직 내 학습으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직자 스스로가 인격도야를 부단하게 해서 체질화시켜야만 더 높은 단계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다시 맞이한 공직 근무를 스킨십으로 하려고 애쓰고 있다. 정부의 시책을 쉽게 이해시키고 오해도 풀어드리는 과정에 스킨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간단한 개인사나 가정사도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모두 남이 아니라 가족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있고 우리도 그분들과 같이 가야 한다는 연대의식도 가지게 된다.

수많은 보훈가족을 스킨십으로 만나는 과정에서 요즘 가족환경의 특징을 발견하게 된 것은 소중한 소득이다. 그 하나는, 노부부 또는 단독고령세대가 급증하고, 자녀들이 부모 봉양을 꺼리는 바람에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자녀들의 부양 의지가 약해서라기보다는 경제적으로 부양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같으면 가정사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가족구성원도 해결할 수 없어서 공공의 영역에서 다루어야 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요람에서 무덤까지’ 다양한 복지정책을 펼치는 것도 다 그 때문일 것이다.

국가보훈처에서도 보훈가족의 생활안정과 명예를 지켜드리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제도가 다 그렇듯 모두를 만족시킬 묘책은 없다. 일례로,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부모들은 많은 자녀들을 두었지만 그 자녀들이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만 해도 그렇다.

이러한 모순들은 서둘러 제거하는 것이 옳다. 만약 제도권 내 해결이 어렵다면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기업에서 사회공헌사업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해준 보훈가족들에게 따뜻한 배려의 손길을 내미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최태동 울산보훈지청 이동보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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