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꽃, 북유럽 편 ⑪ 기억에 남는 핀란드 헬싱키
여행의 꽃, 북유럽 편 ⑪ 기억에 남는 핀란드 헬싱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0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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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했다. 동네 목욕탕에도 있는 핀란드식 사우나의 고장이고 자일리톨로도 유명하다. 대학생들이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앵그리 버드’와 영화 ‘카모에 식당’의 배경지이다.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북극에서 가까운 나라이고 산타클로스와 하마처럼 생긴 독특한 캐릭터 동화 ‘무민 시리즈’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캐릭터를 만든 토베 얀손은 독자들에게 ‘우리가 호기심을 잃으면 스스로를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말을 남겼다. 여행은 호기심으로 시작된다.

시내는 헬싱키 중앙역을 중심으로 뱅글뱅글 도는 느낌이다. 역 주변에는 많은 박물관, 미술관이 있다. 북유럽은 물가가 비싸지만 동·서 유럽보다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맛있는 식사가 늘 나온다. 우리가 아는 뷔페 자체가 바이킹족 음식문화의 흔적이다. 과일도 풍성하고 어느 유럽보다 맛있다. 자주 묻는 ‘오로라’는 겨울에만 볼 수 있고 북쪽 라플란드로 가야 한다.

약간 높은 언덕 바위산 위에는 ‘암석교회’가 있다. 바위를 파낸 뒤 내벽을 전혀 다듬지 않고 자연친화적으로 지은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이다. 둥근 방사선 형의 외관을 하고 있는데 모르고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실내등이 없이 천장 주변을 원형으로 잘라내어 만든 유리창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

의자에 앉으면 자연의 품에 안긴 것 같은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벽에 있는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듣고 싶었지만 주말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핀란드의 대표적 작곡가이자 세계최고 작곡가의 한 사람인 시벨리우스를 기념하여 만든 ‘시벨리우스 조각공원’이 있다. 수백 개의 강철파이프로 만든 예술적 은빛 조각품은 이제 헬싱키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었다. 바로 옆에 시벨리우스의 데스마스크가 구름 모양의 조각에 둘러싸여 있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꼭 들어봐야 한다. 시벨리우스의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교향시이다. 내려가면 바로 바다가 나온다. 공중화장실의 특이한 사용법으로 모두 쩔쩔맨 기억이 나 웃음이 나온다.

원로원 광장에서 보면 백색의 외관에 밝은 녹색의 3개 돔이 하늘로 솟아 있는 건물이 헬싱키 대성당이다. 원로원 광장과 붙어 있는 큰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음료수를 먹으며 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를 기념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당시에 핀란드 대공을 겸하고 있었다. 이 여유로움을 사진으로 옮겨보려다 일행의 핸드폰을 떨어뜨려 액정이 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보도블록 자체가 주먹만한 돌로 울퉁불퉁해서 주의해야 한다.

우스펜스키 대성당은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카타나야노카 반도의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방향에 따라 헬싱키 대성당도 보이고 항구도 보여 전망이 아주 좋다. 입구 공원 잔디밭에서 요가 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핀란드 미인들이 일광욕을 겸해서 하는 모양이다. 일요일이라서 나온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항구 앞에 있는 시장 광장이 나온다.

시장에는 헬싱키의 상징인 분수와 하비스 아만다 동상이 있다. 형형색색의 야채, 과일과 기념품을 파는 좌판이 많이 있어 활기차고 분주하다. 연어, 청어, 고등어, 멸치 등 생선구이와 같이 맥주도 파는 포장마차 같은 것도 즐비하다. 봉숭아를 호떡처럼 눌린 납작 복숭아, 블루베리, 사과, 체리 등 과일과 야채 파는 가게가 많다. 예쁜 부산 출신 유학생이 점원으로 있는 한 집은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 듯했다.

8월 초인데 투르크로 가는 길에는 곡식들이 누렇게 익어 우리나라 가을 풍경 같았다. 투르크에 가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기 위해 발탁 프린세스 실자라인 크루즈를 탔다. 엄청난 호화 크루즈로 선내에는 현지보다 싼 면세점과 거의 모든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일행들이 안 보여 화려한 무랑루주 쇼를 혼자 구경하다 나왔다. 스칸디나비아 군도의 풍경을 감상하며 발트 해에서 떠오른 일출을 보니 감개무량했다.

김윤경 여행큐레이터·울산누리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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