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야간산책과 봄꽃 대향연
태화강 야간산책과 봄꽃 대향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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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을 살아오면 군에 가서 6~7kg 정도 살이 찐 것 외에 여태껏 몸무게는 거의 변한 적이 없었다.

전역하고 오래지 않아 옛날 몸무게로 다시 돌아온 것을 보면 아무래도 군에서 스트레스를 견디는 방법으로 폭식하듯 과하게 먹은 것이 체중이 불어난 원인일 테다. 그래서일까, ‘남자들은 피할 수 없는 중년의 뱃살, 고민하지 말고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라는 다이어트 광고의 자극적인 문구도 필자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필자에게도 중년의 뱃살이 찾아오더니 진득이 자리를 잡아버렸다. 왜일까, 원인분석을 해 봤더니 밤늦게 글을 쓴다고 부산을 떨며 커피나 과자를 계속 집어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소화도 시킬 겸 절제하는 것이 도리인데도 불면의 밤이라며 컵라면 같은 군것질거리를 몰래 먹은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던 것.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결국 움직임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들이 끝내 체중을 불려놓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신문사에서 15분 남짓 걸으면 당도하는 곳이 태화루이고, 그곳에서 15분 정도 더 걸으면 태화강공원의 십리대숲교에 닿는다. 그 바로 앞이 공연장이 있는 느티나무광장. 하도 오랜만의 운동인지라 처음에는 몸무게가 다소 버겁게 느껴졌지만 삼사일이 지나니 한결 수월해졌고, 일주일이 되니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아뿔사,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여타 일정이 바빠 며칠째 운동을 중단한 일이었다.

그사이 비가 제법 내린 날도 있었지만 꾸준함의 힘을 믿고 서너 달이나 반년이 지나면 예전의 가뿐한 몸무게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산책 같은 운동을 하면서 누리는 내밀한 기쁨은 오로지 필자만의 것이다.

덤으로 주어지는 것은 콘크리트로 도배된 도심의 황량함에서 벗어나 태화루 야경의 운치를 매일 즐길 수 있는 특전이다. 청량감 넘치는 밤공기를 호흡하며 태화강 산책길을 따라 한발 한발 내딛는, 이것이 진정 자연의 선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때마침 물살을 차고 솟구쳐 오른 물고기들이 ‘첨버덩’ 하며 낙하를 되풀이한다. “나 여기 있소. 좀 쳐다 봐주쇼!” 하며 존재감을 뿜어내기라도 하듯…. 태화강에서 주인노릇 하는 붕어인지 누치인지 가물치인지, 아따 그놈 얼굴 한 번 보고 싶네. 그 유명한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에는 비할 바 아니지만 야밤 산책길에 만나는 물고기들의 현란한 퍼포먼스는 오롯이 당사자들만의 전리품이 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태화루까지 오가는 15~20분 정도의 거리에서 ‘담배연기 유감’을 느끼게 되는 일이다. 필자에게 길거리 흡연을 단속할 권한이라도 있다면 신분증을 꺼내 보이며 계도라도 하고 싶을 만큼 오가는 길목의 담배연기는 참으로 곤혹스럽다. 그런데도 끽연가들은 거리낌이란 게 없다. 인적 드문 야밤이 마치 자기들의 세상인 것처럼…. 어둠 속에서 담배연기를 만나면 잠시 숨을 참았다가 부리나케 지나가야 한다. ‘애연가들이여, 제발 길거리 끽연만은 삼가해 주오’

5월 태화강의 민낯은 봄꽃 무르익어 형형색색 눈부시다. 다소곳한 수레국화, 귀부인 자태의 작약, 바람결에 가볍게 하늘거리는 양귀비꽃의 고고한 듯 불그스레함, 안개꽃의 은근한 미소까지 모두 다 공짜관람이라니…. 지난 주말에는 국제재즈페스티벌까지 겹쳐서인지 비가 추적이는 날씨에도 수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았고, 울산시는 8회째 태화강 봄꽃대향연을 무사히 치러냈다. 필자도 몇 차례 이곳에서 봄꽃들과의 데이트를 원 없이 즐기기도 했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울산누리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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