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부부와 함께한 하이난 여행
사돈부부와 함께한 하이난 여행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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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중순 ‘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는 중국 하이난에 가 볼 기회가 생겼다. H사에 근무하는 사위가 올해부터 미국 공장에서 근무하게 되고 온 가족이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사돈부부와 함께 마련한 여행이었다. 그런데 여행 시작부터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해공항에서 수속절차를 밟던 중 아내가 그만 옛날 여권을 가지고 온 사실을 뒤늦게 안 것이다. “여행을 포기할까?” 하다가 1시간을 남기고 며느리에게 연락했다. 다행히 며느리가 여권을 찾아 택시로 전해줘서 가까스로 출국을 할 수 있었다. 여권 확인이 여행 시작의 필수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새벽녘에 하이난성 산야 공항에 도착했다. 시설도 좋지 않고 규모도 산야 국내공항의 삼분의 일 수준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버스를 타고 리조트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서 오전 휴식을 취한 후 정오부터 정해진 투어에 나섰다. 하이난은 급격히 변모하고 있었다.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인구는 70만 명쯤 되는데 여름휴가철에는 2배가 넘는 150만 명이 이상이 모인다. 내외국인 관광객과 별장을 둔 부유층이 많이 오기 때문이다.

특이한 일은 10년 전 자녀들이 결혼하기 전에 가족여행으로 베이징에 갔을 때는 천원권 한화와 달러가 불티나듯 인기였지만 하이난은 그렇지 않았던 점이다. 위앤화가 아니면 거의 통용되지 않고 카드도 면세점이나 해양리조트 등 특별한 곳이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문득 얼마 전 베이징 가족여행을 다녀온 친지 일이 생각났다. 위앤화를 갖고도 위조지폐로 오인 받아 큰 곤욕을 치렀다고 했다. 중국의 핀테크 발전상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중국에서는 거지도 알리페이로 구걸한다고 하니….

하이난에는 아롱만, 대동해, 삼아만 바닷가 등 3대 해변이 있다. 대동해 바닷가는 시내 중심부 호텔가 근처에 있고, 아롱만 다음으로 인기가 많다. 시내에서 가까워 자유여행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고, 성수기에는 방 잡기가 매우 어려워 예약은 필수다. 호텔에서 편히 쉬는 것보다 구경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면 이곳이 적격이다.

하이난에는 6성급, 7성급 호텔이 많고 2022년까지 세워진 계획에 따라 계속 건설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꼈다. 수상바나나보트, 모터사이클, 스킨스쿠버다이빙 등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과 수많은 해수욕객이 장관을 이루었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웠으며, 최고온도가 고작 28~31도여서 최고의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었다. 저녁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삼아면세점(CDF)으로 가보았고, 그 엄청난 규모와 시설의 현란함에 다시 놀랐다.

다음날부터는 손자를 핑계로 하루 수십Km씩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고행에서 해방되어 가족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아무런 구속 없이 가족과 함께 마음껏 먹고 마시고 산책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사돈 부부와도 깊은 유대감을 갖게 되었다. 이 호텔 뷔페의 저녁 코스는 가격이 저렴한데다 연어·참치 등 해산물과 양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육류, 칭타오맥주 등 주류까지 무한 리필이 가능해 가족 모두가 만족스러워 했다. 호텔에서 거의 2박3일을 보내다보니 청소부 아주머니, 수영장 가드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사돈이 한국에서 준비해간 소주 1병씩을 선사하니 다음부터는 서비스가 너무 달라져 새삼 한국 소주의 위력을 실감했다.

열대기후가 제주도와도 유사한 하이난의 산야와 초승달 모양의 해안선, 그리고 적당한 수온의 수영장에서 최고의 힐링을 즐기면서 오랜만에 “이런 게 바로 행복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일상에서 벗어나 해외에 오니 보는 관점과 시야가 달라지고 특이한 경험도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다른 만남을 통해 나부터 새롭게 변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짧지만 소중한 여행이었기에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준 사위와 딸이 더없이 고맙고 기특했다.

<박순호 NCN 전문위원 前 (주)민성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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