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코스피지수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지수 및 아시아권 지수는 전저점을 재차 노크하는 불안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메스미디어에서도 연일 최근의 어려운 경제여건 및 지표에 대해서 앞 다투어 선정적인 보도를 해대고 있다.
노텔과 티파니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파산을 하고 굴지의 다국적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감소와 감원 발표, 소니의 추가 구조조정 소식, 무려 마이너스 5.6%에 달하는 4분기 GDP 성장률, 지난주의 삼성전자의 대규모 분기적자 발표 등에 이르기 까지 듣기에 오싹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이러한 실물경기의 추락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이고 언제쯤 경기의 해빙기가 도래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쉼 없이 던져보고 고민해 보게 된다.
얼마전 미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한 한마디가 머리를 스친다. their memory is short. 그렇다. 신은 인간에게 ‘망각’이라는 축복을 주었다. 다소 역설적인 논리이지만 어렵고 힘든 기억은 오래가져 가는 것 보다는 잊어버리는 것이 새로운 도전과 출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에 오래있다 보니 과거 및 현재의 진행되었고 진행되고 있는 상황보다는 향후에 상황이 거꾸로 진행될 모멘텀은 없는지 혹은 어느 시점에서 역으로 반전이 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 직업의식처럼 되어 버렸다.
수년전 타도한국을 외치며 설비증설을 과감하게 단행했던 소니가 TV공장을 축소한다고 한다.
또한 독일의 반도체업체 키몬다가 파산을 선언했다. 우리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외국기업들의 파산이나 구조조정소식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고 입지가 넓어지는 소식으로 들린다. 우리의 삼성전자나 LG는 이를 경쟁력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강해져 있는 우리기업의 체질은 경기 회복시 굉장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다.
또한 5.6%의 마이너스 성장은 분명 엄청난 추락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작년 9월 하순부터 금융경색으로 돈이 돌지 않아서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금융경색 상황이 풀리게 되면 회복도 빠를 것이다. 이미 작년 12월 하순부터 글로벌 시장, 우리의 금융경색 현상도 현저히 완화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1월말 은행의 BIS비율 맞추기가 끝나면 시중의 돈줄을 메마르게 했던 돈맥현상도 풀릴 것이라 본다.
최근에 공격적으로 내린 금리의 인하효과는 시차를 두고 자금시장 및 경기에 우호적으로 작용이 될 것이고 또한 각국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재정정책도 머지않은 시기에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판단된다.
불과 10년전 우리는 IMF라는 적절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그렇지 못한 미국이나 유럽, 일본보다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훨씬 강한 내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위기에 강한 내성과 잠재력은 우리의 경쟁력이다. 이것이 기축년 새해아침에 얼어있는 우리 가슴에 새로운 희망의 노래가 되기를 희망하며 내년 새해에는 웃으며 지금의 어려운 시간들을 추억할 수 있었으면 한다.
/ 김 기 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