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실종 제로화를 위해 뛴다
치매노인 실종 제로화를 위해 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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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후 3시 40분께 울산시 울주군 청량요금소 인근에서 고속도로 갓길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던 70대 치매노인을 난폭운전 단속을 하던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고속도로순찰차가 발견했다. 치매노인의 주거지를 확인하던 경찰관은 같은 날 오전 7시께 실종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알고 이 노인을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치매노인 실종신고는 2013년 7천983건에서 지난해 1만306건으로 5년 동안 증가 추세를 보였다. 치매노인은 이동경로가 일정하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경향이 있어 일반성인보다 사고 위험이 훨씬 높고 실종신고를 받아도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여러 기관에서는 ‘치매노인 실종 제로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특히 경찰은 2012년부터 경찰서·지구대·파출소에 서식을 갖춰놓고 ‘사전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치매노인의 실종을 대비해 그의 사진·지문·신체특징·보호자연락처 등을 경찰 시스템에 등록하는 제도다. 실종 시엔 등록된 자료를 활용해 치매노인을 찾아 나서고, 발견하면 신속하게 보호자를 찾아준다.

지난 2월부터는 ‘실종전담팀’을 신설해 실종사건 수사의 집중도와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사건을 수사하는 일반 수사요원이 실종·가출 업무까지 맡을 경우 사건 초기의 신속한 수색과 추적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울산경찰청은 경찰서별로 실종전담팀을 100일간 운영한 결과를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그 결과 경찰관서에 접수된 실종·가출신고 588건 중 94.4%(555건)를 해결해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또 고위험군(18세 미만 아동·지적장애인·치매노인 등)을 발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작년 57.7시간에서 올해 45.2시간으로 12.5시간이나 줄어들었다.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배회 위험성이 높은 치매노인 등을 대상으로 ‘배회인식표’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 인식표를 다리미를 이용해 자주 입는 옷에 붙여두면 길을 헤매는 치매환자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치매환자를 발견하면 개인정보가 담긴 배회인식표의 고유번호를 통해 그의 신원과 보호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GPS와 이동통신을 이용해 장기요양 1∼5등급 치매노인이 보호자의 손길을 벗어나면 그 위치를 실시간으로 조회해주고, 보호자가 ‘안심지역’ 3곳을 벗어나면 보호자에게 알림메시지를 전송하는 ‘배회감지기’ 장치를 제공해주고 있다. ‘치매노인 실종 제로화’를 위해서는 치매노인의 가족과 이웃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매노인을 나의 아버지, 어머니라는 생각으로 바라본다면 ‘실종 제로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천경윤 울산중부경찰서 병영지구대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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