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상품’의 상종가
‘불황형 상품’의 상종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2.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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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해 경제 성장률 7% 달성에 실패했다. 25년 만에 최저치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의 패닉은 없었지만, 중국 경제의 위축이 지구촌 경제에 지속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 등 금융시장 충격으로 연초부터 소비심리가 작년 메르스 직후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취업전망지수도 덩달아 근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작년 청년 실업률은 9.2%를 기록하며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4년과 비교해 33만7천명 늘었다. 하지만 이는 2010년 32만3천명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작년 고용률은 60.3%를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으로 작년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지며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7월(100) 이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다. 한국은행이 2005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는 개별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관련 경제지표와 연관성이 높은 지수를 골라 합성한 지수이다.

작년 5월 105까지 올랐던 소비자심리지수는 메르스가 기승을 부린 6월에 98로 급락했다가 반등하기 시작해 11월 105를 회복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102로 떨어진 데 이어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2003∼2015년 장기평균치)인 100보다 크면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술·담배와 함께 대표적 불황 상품으로 꼽히는 로또복권 판매량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불안하면 큰 노력 없이 한 번에 거금을 손에 쥘 수 있는 복권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나 복권은 ‘불황형 상품’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은 3조2천571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이 판매액은 2004년(3조2천984억원)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로또 판매액은 전체 복권 수입의 9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로또복권은 2002년 처음 출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003∼2004년 연간 판매액이 3조원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20 05∼2013년 9년 동안 2조원대 판매액을 유지하다가 2014년 다시 3조원대를 회복했다.

로또복권 판매액은 2008년(2조2천784억원) 이후 7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액 증가폭은 2011년(14.3%)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올 들어 국내 로또 판매량도 증가세다. 올해 진행된 네 차례의 로또 추첨에서 회차별 평균 판매액은 682억4천만원으로 작년 1월 들어 4회차까지 진행된 평균 판매액(633억8천만원)과 비교해 7.7% 늘었다.

‘불황형 상품’이 상종가를 치는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정부의 책임만은 아니다. 정부건 기업이건 국민이건 이제야말로 허풍쟁이식 ‘선진국 허위의식’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다.

<신영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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