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서재 몽돌?
인문학 서재 몽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0.1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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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인문학 서재 몽돌’을 좀 소개하고자 한다.

울산 북구 산하동에 위치한 인문학 서재 몽돌은 울산광역시 북구청이 2010년 12월에 바닷가에 세운 건물이다. 1, 2층과 나눠져 있는데 1층은 바다도서관, 2층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다행정봉사실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바다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은 실패하고 말았다. 하루 1, 2명 찾아오는 바다도서관은 기능성 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2층 바다 행정봉사실은 여름 한 철만 사용, 공간 기능성 면에서 아까울 정도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들을 여러 가지로 모색했지만 답은 쉬 찾아지질 않았다.

수많은 고민과 모색 끝에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자는 의견이 개진되었고, 2012년 7월 ‘인문학 서재 몽돌’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바다도서관은 이미 대출도 사서도 없어 도서관 기능을 못하는 터라 문화 공간, 즉 북 카페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야심찬 출발이었다. 성공의 보장은 없었지만 실패를 상상하지도 않았다. ‘몽돌’은 울산 12경 중의 하나다. 인문학 서재 몽돌이 위치한 앞 해변이 몽돌 해변이어서 일차적으로 이름이 그렇게 마련됐고 이차적인 의미는 이렇다.

처음부터 둥근 돌은 없다. 모난 돌이 바람에 세월에 파도에 씻겨 둥글게 되었듯 이 공간에서 문화를 나누고 소통하며 그렇게 서로의 인격을 바르게 나누자는 의미를 입혔다.

바다를 안고 있는 곳이라 콘텐츠만 잘 마련하면 될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다. 찾고 싶은 곳으로서의 인문학 서재 몽돌. 눈높이를 낮추자는 의미에서 ‘서재’라는 이름을 가져왔고, 요즘 트렌드인 ‘인문학’을 대동했다.

올해로 삼년차인 인문학 서재 몽돌은 한 달에 천여 명이 방문하는 울산의 명소 문화공간으로 소문이 났다.

과연 이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매월 둘째주 목요일엔 다양한 장르의 인문학 이야기 마당이 펼쳐지고, 하우스 콘서트까지 열린다.

그리고 매월 사진, 회화, 서에 등 다양한 전시회가 번갈아 마련된다. 지역 예술인들에게 그리고 전시장소가 필요한 신진 작가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제공해주고 전시지원금의 혜택도 준다. 이러한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다. 그리고 방치되었던 2층은 프로그램실로 활용, 지역 아동 공부방,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 체험 교실, 독서 동아리 모임 등에 제공되고 있다.

울산의 변방, 울산의 끝자락에 위치한 인문학 서재 몽돌은 사람들이 외면한 곳에서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공간은 누구나 주인이다. 손님이 아니다. 방문객들에게 몽돌은 자신의 집처럼 안락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오늘의 몽돌을 있게 한 것이다. 일년 예산이 1억에도 못 미치지만 돈이 아닌 사람의 향기를 전달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일단은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방문객들에게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인문학 서재 몽돌은 그 방향성을 잘 정했다는 평이다.

울산은 사실 문화 변두리 지역이다. 수준 높은 그리고 격에 맞는 문화 이음새가 부족하다. 이런 점에서 인문학 서재 몽돌이 가지는 위상은 다름 아닌 문화전도사인 셈이다.

울산은 부산처럼 바다를 끼고 있다. 특히 울산은 동구와 북구가 그런 셈인데 현재 이 지역의 문화 활동가들과 함께 서로 좋은 프로그램을 나누자는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되고 있다. 그리고 울산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그리고 그에 따른 노동자들이 산재한 노동자도시다. 이러한 구조를 잘 활용해 ‘노동 인문학’ 강좌도 마련할 예정이다. 노동자들이 인문학에 접근하기 좋게 장치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펼쳐지는 인문 마당. 즐거울 것 같다. 그리고 울산의 재조명이라는 제목 하에 울산의 인물, 역사 등을 청소년들에게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고, 특히 인문학 서재 몽돌이 위치하고 있는 울산 북구 강동동 소재 초등학교, 중학교와 문화 업무협약을 체결, 지역 청소년들이 존중받는 문화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다.

이미 강동중학교와는 업무협약이 체결돼 문학기행, 독서토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그리고 강동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있는 마을신문인 ‘강동신문’ 제작에도 참여해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인문학이란 결국 사람과의 소통 문제이다. 불통의 사회를 소통의 사회로 견인하는 데 문화 기획자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위 문화일꾼 양성이라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역의 문화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들어서고 있는 ‘블루마 시티’, 1만 5천 세대가 입주하는 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른 원주민과 입주민 간의 갈등, 그리고 협력의 문제까지 고민해야 된다. 이 모든 과제 혹은 난관이 인문학 서재 몽돌이 풀어가야 할 과제인 셈이다.

인문학은 힘이 쎄다. 이 과정들이 더 진전되었음 하는 소망이다.

<이기철 인문학서재 몽돌 관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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