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 찬란한 희망을 꿈꾸며
4월, 그 찬란한 희망을 꿈꾸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4.0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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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처럼 만개한 벚꽃을 배부르게 눈에 담는 풍요로움이 절로 느껴지는 계절이다. 개나리 만발하던 3월을 지나 어느덧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으로 거리 곳곳을 화사하게 수놓은 벚꽃이 주인공인 4월이다.

눈부시게 만발한 벚꽃을 보며 마음 한 구석에서 설렘이 이는 걸 보니 아직도 청춘의 아련한 추억이, 그 시절 감성이 남아 있는 듯해 작은 기쁨을 맛본다. 참다못해 코끝을 향기로 가득 채우는 커피 한 잔을 담아 팝콘 가득 열린 벚나무 아래에 서니 검은 찻잔 속 가득 비친 새하얀 벚꽃이 또 한 번 눈을 즐겁게 한다.

봄을 가득 담은 커피향처럼 꽃향기 가득 품은 이 계절이 오감에 불어넣는 생명력에 취해 있으니 훌쩍 어디론가 봄마중이라도 떠나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흔히 봄이 청춘에 비유되는 건 희망과 생동의 계절이기 때문이리라. 또한 봄꽃이 아름다운 건 그 속에 겨우내 감춰둔 생명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봄꽃들은 그 생명의 징표를 꽃으로 먼저 피우고 잎으로 감싸 안는다.

한겨울 동안 어둠과 적막 속에서 맞이했던 아침은 눈부시게 따스한 햇살에 살포시 수줍은 몸짓으로 흔들리는 꽃잎들과 무리지어 종알종알 재잘재잘 울어대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새벽잠을 깨워 놓는 기분 좋은 시간들로 탈바꿈한다. 바야흐로 계절도, 우리네 인생도 청춘을 맞는 셈이다. 이제 곧 따스한 봄바람의 간지럼에 새하얀 꽃비가 흩날리며 이 계절의 절정을 향해 나갈 터이다. 분홍과 하양의 벚나무 꽃잎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그 무엇과도 바꾸기 싫은 풍경을 선물하겠지만 곧이어 청춘의 봄과 작별해야 하는 아쉬움을 동시에 전해주기에 낙화를 보노라면 찬란한 아름다움과의 이별에, 잠시나마 슬픔에 젖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해본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우리 중구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제2의 청춘’이 될 우정혁신도시를 보고 있노라면 봄은 왔지만 도무지 봄 같지가 않다. 무엇보다 혁신도시 곳곳에 심어진 느티나무 가로수길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느티나무는 마을 어귀에 떡하니 서서 넉넉한 그늘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는 것이 더 어울릴 법도 한데 도로 양쪽에 자리 잡고 군락을 이룬 모습은 쉬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자칫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친 모양새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차라리 짧지만 찬란한 봄의 정취라도 실컷 느껴볼 수 있는 벚나무 가로수가 더 환영받을 일이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메타세콰이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금상첨화가 아닐까. 상상해 보라.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메타세콰이어가 내뿜는 푸르른 녹음 사이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다정히 두 손을 맞잡고 걷고 있는 모습을. 두 바퀴의 자전거에 몸을 싣고 옷자락을 펄럭이며 그 사이를 내달리노라면 이 세상 근심 걱정 따윈 금세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또 언젠가 남이섬을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 장면마냥 겨울이면 온통 눈꽃을 품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사이를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으며 걷는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절로 미소가 배어나오지 않겠는가.

내일부터 남구 삼호동 무거천 일원에서 열리는 궁거랑 축제의 벚꽃들, 그리고 울산의 자랑 태화강대공원에 활짝 핀 벚꽃들은 하얀 꽃잎을 흩날리면서 우리에게 또 한 번 즐거운 추억거리를 선물해 줄 것이다. 어쩌면 특별할 것 없이 매년 맞이하는 봄의 계절 4월이지만 그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에 존경을 금할 길 없다.

봄의 한 가운데에 서서 세상 돌아가는 일과 잠시나마 젖어든 감상에 빠져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 한구석에는 희망의 새싹이 움을 틔운다. 우리네 마음이 봄의 찬란한 희망으로 채워가듯 혁신도시에도 때늦은 봄이나마 하루 빨리 찾아와 종갓집 중구에 청춘의 활력을 불어넣을 그날을 기다려본다.

<김영길 울산시 중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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