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인성교육
교사들의 인성교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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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큰 사건이 발생했다 하면 어김없이 울산이 뉴스의 초점이 되곤 한다. 학교폭력에 이은 어린이집 폭력사건이 다시 우리 교육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예외 없이 울산을 위시한 전국의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CCTV에 찍혀 전국적으로 봇물 터지듯 외부에 노출되면서 끔직한 장면들이 전국민적 충격과 울분을 자아내고 있다.

긴급 처방에 나선 정부는 새삼스럽게 징계의 대상이 된 곳 외에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해 놓고선, 다시 없던 일로 하겠단다. 신설 어린이집만 이 규정에 해당된다고 하니 지금까지 설치비용이 많이 들어 CCTV 설치를 못한 어린이집은 그동안 아무런 잘못이 없었고 이 규정에서 항상 자유롭다는 뜻일까? 사실상 이러한 사건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수없이 발생했던 학교폭력처럼 이미 오랜 동안 교육시설의 울타리 속에서 감추어진 채 잠복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요즘처럼 SNS나 방송들이 발달되지 못해 이런 불행한 사건들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어린이집 사건들이 불거지면서 교사들의 인성교육이 새삼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전국의 중·고등학생 18만명을 대상으로 장래 직업 선호도를 조사해 보았더니 1위가 교사라고 하였다. 사명감을 가진 교사의 존재가 절실한 때인 만큼 이는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과 도전정신을 상실한 청소년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사 결과는 안정된 직장을 원하는 부모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바람만 반영된 것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인성교육이 새삼스레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우리의 교육이 너무나 절박한 현실에 처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의 인성 문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초·중등학교 교사들도 차제에 엄중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고, 교육당국은 냉엄한 비판의 잣대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따금 교육 현장의 거리가 너무나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세계 32개국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국제어린이축제’를 교육청 대강당에서 20년 넘게 열어 오면서 느끼는 소회이지만, 교사들의 품성에 회의를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느 해 한 번은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려고 교육청 근처에 있는 어느 학교 교장실을 찾아갔다. 국내 유일의 국제행사라는 점, 외국인학교 학생 전원이 참여하고 학생들에게 더 없이 좋은 체험교육(특히 영어와 예능)의 기회가 된다는 점을 알리고 해당 학생들만이라도 참여시켜 주기를 바라는 뜻에서였다.

넓은 교장실의 큰 소파에 걸터앉은 젊은 교장 선생은 설명이 끝날 때까지 앉으라는 말 한마디 없었고 귀찮다는 듯 “알았으니 놓고 가라”는 말만 남길 뿐이었다. 교장실을 나와서도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이런 교장의 지휘를 받을 교사들을 생각하니 우리 아이들의 인성 교육이 걱정스럽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우리 교육에 한 가닥 희망은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학교의 교육자까지 다 그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U초등학교의 교장 선생은 정중한 태도로 관심을 표시하고 교감 선생까지 불러 진지하게 논의한 끝에 우수한 학생들에게 참여 기회까지 주었던 것이다.

인도의 성자 간디는 ‘인격이 없는 교사는 나라를 망친다’고 했다. 너무도 옳은 말이다.

원만한 품성을 지녀 인격적으로 모범이 되는 교사라야 가르치는 학생들을 바람직한 미래의 꿈나무로 키울 수가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사제가 함께 ‘따뜻한 밥 한 공기’로 시작하는 뜻 깊은 졸업식을 열어 감명을 주었다. 사제지간의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시작하여 사제가 동행하며 정과 미래의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근래에 보기 드문 훈훈한 인성교육의 현장이 없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철수 울산사회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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