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과 복지의 균형추
세금과 복지의 균형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09 2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급한 설중매 소식이 들리기는 하지만 아직은 엄동설한인데 온 나라가 해묵은 세금과 복지 논쟁으로 뜨겁다.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현대 민주국가에서 개인의 사적 재원을 나라가 징수하여 공적 용도로 사용하는 세금제도는 국가를 유지하는 근간이다. 한편 복지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물심의 행복거리를 제공하는 공적인 급부이다. 일체의 공적 급부라고는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거나 유지하고, 도로나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여 편의를 제공하는 사회적인 것을 제외한 교육, 건강, 노령연금 등 개인적인 행복을 제공하는 것 일체가 복지의 범주에 포함된다.

현대국가들은 점차 복지국가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점차 늘어나고 한정된 재원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정치권력은 세금을 적게 걷고 보다 많은 복지를 제공하려 한다. 권력을 오래 유지하는 비결 또한 이것 밖에는 없다. 그러나 세금과 복지의 비중을 따지면 세금이 당연이 먼저다. 세금은 끊임없이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친다. 적게 내려는 것이 정도의 차이일 뿐 세금의 근본적인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는 개인과 계층의 형편에 따라 공평한 징수를 하여야 한다. 담세력, 형평성, 조세정의 등의 전문 용어가 등장하는 것도 복지에 우선해 재원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구분해 납세자의 불만을 최소로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2012년 말 대통령선거 당시 유권자의 폭주하는 복지요구를 증세 없는 정책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후보자 TV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의 질문에 현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일자리를 늘이면 세금을 늘이지 않고도 복지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세금정책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정책으로 세원을 늘여서 충당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무엇을 하면 어떻게 될 것이란 조건 절(節)은 공약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그로부터 불과 2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공약이 증세와 복지논쟁으로 되살아 나 여야는 물론 여당 내에서 조차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 당시 선거를 총괄 했고 현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인 김무성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우리 모두 열린 눈으로 냉철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도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하다고 했고 ‘법인세도 결코 성역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당 발 ‘증세 없는 복지 불가’의 고백성사인 셈이다.

선거 당시 두 사람은 선거 최고사령탑이었고 당의 중진이었으며, 그 때도 잠자코 있지만은 않았다. 국민의 표를 의식하여 모른 척 했을 뿐이다. 그 누구도 포풀리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박대통령은 아직도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면 청년도 좋을 뿐 아니라 세수도 늘어나게 된다. 세수가 늘어나면 국민이 복리비용에 대해 부담을 안 가져도 된다. 이게 정부의 목표이다’라고 하면서 ‘증세 없는 복지’의 기존입장을 재확인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심각하고도 위험한 엇박자인 셈이다.

늦었지만 고백성사를 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당의 입장이 맞아 보인다. 담배 값 인상,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을 들먹이면서 이미 증세는 시작됐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료 개편, 공무원 연금개혁, 연말정산 혼돈 등으로 온갖 논쟁들이 무성하다. 그렇다면 세금과 복지의 균형추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 정치인들이 속이지만 않는다면 제대로 내고 합당한 수준의 복지속에 살고 싶다는 국민들이 많다.

박기태 한국정경문화연구소장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