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회-13. 아-다라여(4)
136회-13. 아-다라여(4)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2.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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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었다. 진수라니는 성첩으로 올라갔다. 초병들이 촘촘히 서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진수라니는 초병들 사이에 서서 신라군의 진영 쪽을 바라보았다. 적의 진영은 희미한 불빛이 몇 군데 보일 뿐 아무런 기척도 있어 보이지 않았다. 적은 가라국을 공격할 때도 그랬듯이, 그믐날에 공격을 해왔고 지금은 초승이었다. 적군이 진벌성을 함락시키고 이리로 온 지 삼일 째 밤이 짙어가고 있었다.

진벌성에서는 성문이 열리고 적이 들이닥치자 군장들은 대부분 투항했고 이름 없는 군병들만 맞서 싸우다가 죽고 포로가 되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혹시 전황이 불리해지면 다시 무명 병사들만 싸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진수라니왕은 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수위 무도치가 이미 이 성의 구조와 병력의 배치, 그리고 성벽의 취약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이수위와 한 패인 군장들이 이 성안에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그들의 행동이 어떤 식으로든 표면화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전황이 불리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진수라니왕은 둘째 왕자를 불러 성내 군장들의 행동을 감시하도록 은밀히 말했다. 그리고는 지휘 군장들을 불렀다.

“적들이 오늘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추위가 올 것이기 때문에 적이 공격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왕은 군장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전투태세를 명했다. 진수라니왕의 생각은 빗나가지 않았다. 왕이 성첩에 올라가서 얼마 있지 않아서였다. 오시가 시작될 무렵 잠잠하던 적의 진영에서 갑자기 함성이 들리더니 병력이 성 쪽으로 다가왔다. 적은 다양한 공성(攻城) 무기들을 갖추고 있었다. 수십 개의 사다리와 공성탑, 그리고 성을 부수는 데 사용되는 공성추를 앞세우고 성벽 앞으로 접근해 왔다. 공성 도구를 운반하는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철판이 깔린 커다란 방패막을 앞세우고 있었다.

진수라니는 적이 성벽 가까이 접근하기를 기다렸다가 공격 명령을 내렸다.

“공격하라. 모조리 쏘아 죽여라!”

성첩에서 일제히 활을 쏘았다. 마치 소나기가 오듯 화살이 날아갔다. 여기저기서 적이 쓰러졌다. 적도 성첩 위로 활을 쏘았다. 그러나 성첩 위로 날아오는 화살은 성벽에 막혀 대부분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적들은 5-6 명씩 조를 지어 얇은 철판을 위에 깐 방패막을 앞세우고 접근해 왔다. 적이 수십 개의 방패막을 이용해서 성첩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한 채 성벽에 사다리를 세웠다, 그리고 공성추를 이용해서 성문을 공격하고 또 한 편에서는 공성탑을 이용해 성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여러 방법을 동시에 이용하여 공격하는 전술이었다.

사다리를 기어오르는 적은 화살을 맞고 바닥에 줄줄이 떨어졌다. 공성탑을 이용해 성에 진입하는 적병도 화살로 진압이 가능했다. 성문은 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성추가 힘을 쓰지도 못했다. 화살의 위력이 그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화살이 철판을 깐 방패막을 뚫지는 못했다.

글=이충호/그림=황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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