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있는 헤어짐
배려있는 헤어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0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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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만나 삶을 이루기에, 삶의 행복과 가치는 인연관계에서 완성됩니다. 많은 인연 중 가장 가까운 인연은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 그리고 부부간의 인연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가깝기에 가장 귀하고,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가정의 시작은 남과 여의 만남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며 새로운 가정을 형성하면서 이들은 부모 친척 등 다른 가정들과도 연결고리를 맺게 됩니다. 그런데 이 가정이 잘 이어지면 참 좋겠지만, 경우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정이 해체될 위기에 처하면 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도 참으로 약한 사람이 되기 마련입니다.

2013년 우리나라 이혼 건수는 11만5천300여 건으로 하루 316쌍이 이혼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단순 통계수치로 보면, 한해 평균 결혼하는 신혼부부 32만 쌍 중 3분의 1 가량이 이혼을 선택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이혼율은 1950년대 전국 인구 1천명당 이혼율 0.2에서 2000년도 들어 2.72로 무려 13. 6배나 증가했습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한국의 이혼율 연구’에서 “한국의 이혼율이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03년에는 최고치인 3.54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혼율이 가장 낮았던 1951년에 비해 무려 44.3배나 증가한 수칩니다. 혼인 지속기간이 31년 이상인 황혼 이혼도 1987년과 비교해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이제 가정해체는 특별한 사람들이 겪는 일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여 결혼하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이혼은 그 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함께 살아온 세월과 애증의 상처가 가슴에 새겨져 있고, 부모만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으며, 함께 형성해온 유무형의 재산들이 있기 때문에 얽히고 설 킨 실타래를 풀어 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가정의 형성보다 가정의 해체에 서로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법과 법원에 대한 마음의 거리가 있습니다. 법원이 어려운 곳이라는 염려와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비용, 법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법원을 더 멀리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배려가 없어서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원활히 가정해체를 하기위해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한 역설적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제3자의 중재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하면 감정만 악화되고 답을 찾지 못하지만, 제3자의 중재가 있으면 의외로 서로 양보하여 쉽게 답을 찾아갑니다.

이혼에 있어서 법원과 법률서비스는 그런 중재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부부 각자가 가정해체 후에도 생계를 영위하며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자녀가 가정 해체에도 불구하고 잘 성장할 수 있는 방법, 서로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그렇기에 가사분쟁은 일반 소송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사건이 중재위원의 중재로 종결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전문가의 중재를 통하여 차 후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쟁을 예방하고, 서로 간 억울함이 없도록 상생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법원과 법률서비스 종사자들이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 가사사건의 경우,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심리상담치료, 가사조사, 가사 조정 등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 간 오해가 풀려서 다시 원활한 부부관계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정해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혼자서 아파하고 ‘왜 나만 이런 일을 겪느냐’고 자책하기보다 상담전문가,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3자의 중재를 통해 이겨나가시길 권합니다.

<김상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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