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함을 위하여
당당함을 위하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3.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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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당사자들 외엔 아직 관심이 없거나 시큰둥한 반응들이다.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할뿐더러 입소문에 의존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언론매체에 등장했던 내용 정도로 평을 하기가 십상이다. ‘정치만 잘해준다면 누구든 상관없다. 잘 살게만 해 준다면 누군들 어떠랴’하는 게 일반시민들의 마음가짐이다.

몇 년 전에도 같은 상황이었다.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이 일일이 시민들을 찾아다니며 손을 맞잡고 형제이상으로 정감어린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또 순간이지만 믿음을 전해주곤 했었다. 악수를 나눌 때의 온기를 기억하면서 혹여 먼발치에서 만나거나 매체를 통해서 볼라치면 마치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내온 특별한 인연인양 어깨가 으슥해지는 것이 일반시민들이다.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나 대신 일을 맡아주는 고마운 분’이라 여기고 나의 소리를 대변해줄 것 같은 귀한존재같지만 어찌된 일인지 당선이 되고 나면 너무도 높은 자리의 ‘까마득히 먼 당신’처럼 거리가 생기는 건 왜일까?

후보들의 면면을 잘 살펴 제대로 정치를 해줄 인물을 뽑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을 옆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싶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스트레스가 엄청 심해 생기는 울화병 등의 질환이 공무원에게 가장 많다고 한다. 특히 관공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업무가 엄청나며 그 외에 여러 종류의 잡다한 일들로 인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들 한다.

이런 많은 일들 때문에 정작 해야 할 일들을 간혹 놓치고 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도자를 잘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무원들이 제대로 된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급에 대한 위계 때문인지 아니면 얼마 안 있어 이동할 것에 대비해 함구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주변의 인과관계 때문인지 볼멘소리가 터져 나와도 유독 그들만 못 듣고 못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

사람이 정해놓은 제도권 안에서 사람을 위한 일을 하다보면 시시때때로 그 우선순위에 혼란이 올수도 있을 것이다. 잘하려고 하려다 자칫 어떤 부분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럴 때 사람들에게 주는 상처를 최소화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럴 때 일을 처리하는 기준으로 삼아오는 철칙이 있다. ‘내가 부모로서 내 자식에게 떳떳한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늘 반문하고 반성해 보는 일차적인 대상이 자식이었다. 내가 자식에게 당당하고, 그래서 그랬노라고 자식에게 훈육할 용기가 생기는 일이라면 그렇게 해도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옛 말이 있듯이 지도자 혼자서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순 없다. 때문에 함께 해야 하며 모든 사람들이 동참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를 가장 일선에서 보필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제대로 된 직언과 혜안으로 옳은 길을 갈수 있도록 ‘밑거름’이 돼야 한다. ‘이 정도면 되지’, ‘내가 감히 어떻게’ 등의 소극적인 자세는 사회의 어느 한쪽에서 억울함으로 가슴 치는 소시민들의 울화병과 비례한다. 공무원은 ‘철밥통’이라는 공식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당당히 해야 한다. 그래서 개선할 것은 개선하자. 그들이 언젠가 일반 소시민의 자리로 오게 됐을 때 자신이 한 역할에 당당할 수 있는지 항상 마음속으로 가늠해 보길 권 한다.

<이미화 한국다문화 희망협회 울산지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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