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 ‘은빛 금메달’이 준 교훈
YUNA ‘은빛 금메달’이 준 교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2.2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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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뒤로 하고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났다. 국민들은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개운치 않은 경기결과 때문에 기분이 썩 상쾌하지만은 않다. 정작 그녀는 괜찮다고 하는데 우리는 마음이 불편하다.

소치 올림픽은 우리를 들었다 놨다 했다.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올림픽 2연패는 우리들 심장을 뜨겁게 달궜고, 여섯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이규혁 선수는 마음을 애잔하게 적셨다. 쇼트트랙 여자 3천미터 계주에서 심석희 선수가 만든 대역전극도 빼놓을 수 없는 감동 드라마다. 또 불가능으로만 여겨진 남자 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와 여자 컬링 경기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올림픽 내내 안현수 선수 이야기도 뜨거운 화두였다. 이제는 러시아로 귀화했으니 빅토르 안이 정확한 표현이다. 국내 팬들이 한국 대표보다 빅토르 안을 더 응원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빅토르 안이 대한빙상연맹으로부터 당했던 불이익이 계속 폭로됐고, 팬들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가 러시아 귀화를 선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귀화 과정만을 보면 빅토르 안이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더 과거에는 그도 한국에서 특별대우를 받은 게 사실이다. 그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두 손을 높이 쳐들 때 다른 우리나라 선수들이 희생된 면도 있었다. 분명한 것은 귀화는 개인의 선택이었고 러시아에 가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3관왕까지 차지했으니 서로에게 잘 된 일이다. 모두 감사할 일이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커질 문제는 아니었다. 보통 실력이 조금 모자라거나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선수가 다른 나라로 귀화해 올림픽에 출전하곤 한다. 빅토르 안은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우리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량으로 금메달을 땄다. 팬들은 이 스토리에 열광했고 대리만족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우리 선수보다 빅토르 안을 응원하는 기이한 현상이 그 쪽에서 노메달의 결과를 가져온 건 아닌가.

간절히 원해야 꿈은 이루어진다. 많은 국민이 거꾸로 응원하는데 무슨 결과를 기대한단 말인가. 그래서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향후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YUNA(연아) 덕분에 행복했다. YUNA와 같은 시대에 산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 했지만 우리는 안다. 그건 은빛 금메달이라는 것을. 우리 마음속에 YUNA는 벌써 영원한 챔피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고 고통을 감내했는지 잘 알기 때문에.

봄은 항상 새롭고 마음을 설레게 한다. 초등학생들은 신학기를 맞으며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 짝꿍은 누가 될까 가슴을 졸인다. 중학생이 되는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고등학생이 되는 아이는 곧 다가올 입시라는 중압감에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청소년기에는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말고 그대로 끝까지 부딪혀 보아야 한다. 설사 실패할 수 있어도 포기해선 안 된다. 하기 싫은 일이라고 안 하면 크게 성장할 수 없다.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이 행복하길 소원한다. 어린 시절을 지내왔기 때문에 아이를 잘 안다고도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식으로 생각하고, 아는 식으로 해결하려고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른이 모르는 세상이다. 그래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아이가 자신을 탐색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 아이들에게 금메달만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정말 행복해하는 일을 하도록 천천히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존감을 갖도록 격려와 칭찬이 필요하다.

<이동구 한국화학연 책임연구원RUPI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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