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장 ‘어항보다 美港’
어민단체 ‘포구 지켜달라’
동구청장 ‘어항보다 美港’
어민단체 ‘포구 지켜달라’
  • 이주복 기자
  • 승인 2013.08.2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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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진항 안의 작은 어항’동진항 매립논란
▲ 동진어항에는 내려온 통발과 그물 같은 어업도구를 비롯 배를 끌어올리는 기중기와 쇠사슬 등 온갖 도구들이 널려있어 어로기술의 변천과 흐름을 볼수 있는 진열장과 같다. 김미선 기자

“방어진항 주변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동진항을 매립하고 이 일대를 친수공간을 조성해야 합니다. 고기 잡는 어항보다는 미항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무조건 부수고, 메우고 새로 짓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관광은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작은 포구가 사라지고 이야기가 없는데 무슨 관광지가 되겠습니까.”

울산시 동구 방어동 방어진항 안에 있는 작은 어항인 동진항이 매립계획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속보=8월23일자 1면>

동구청은 오염이 심하고 잘피 같은 해초가 자라 소형선박의 입출항을 방해해 어민들이 준설을 요구하는 등 민원이 잇따르고 있어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현재와 같이 고기 잡는 어항으로 먹고살기 힘들다. 미항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문화거리 조성사업과 연계해 대왕암을 거쳐 슬도를 돌아 방어진항에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민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축조해 오랫동안 이용해 온 어항을 묻는 것은 추억을 묻고 생업을 묻는 것과 같다고 반발하고 있다.

관광적인 측면에서도 아름답고 전통적인 포구를 매립하는 것은 어촌의 이야기를 단절시키고 특색 있는 어촌관광 자원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오재현 섬끝마을 개발추진대책위원장은 “동진항은 어항이다. 이곳은 국가에서 해 준 것도 아니고 주민들 스스로 모래를 실어와 조성했다. 동진항은 방어진항이 어미라면 새끼항과 같다. 새끼를 묻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동구문화원 향토사연구가 장세동씨는 “작은 포구를 메우고 이야기가 사라지는데 무슨 관광지가 되겠는가. 현존하는 것에 역사성을 인정하고 사람과 삶에 얽힌 이야기를 입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진항 매립을 둘러싼 찬반여론이 팽배해지면서 울산시의회 권명호 부의장은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실시설계때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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