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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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콩카구아는 해발 6천962m로 히말라야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산이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아르헨티나 멘도사로 가는 길은 안데스 산맥을 가로 지르는 구간으로 남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2층 버스로 이동할 경우 2층 맨 앞자리가 통 유리로 돼 있어 안데스 산맥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가 없고 저녁에만 출발해 그 풍광을 볼 수 없었다. 오후 7시에 출발해 다음날 개벽 5시에 멘도사에 도착했다. 현지 가이드인 다니엘과 꼴로의 안내로 페니텐테스를 거쳐 산행 기점인 호르콘스(2천950m)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였다.

호르콘스에서 산행 트레킹이 시작됐는데 길은 평탄하고 완만했으며 호수와 언덕과 바위들이 다채로웠다. 드디어 콘플렌시아 캠프(3천368m)에 도착했다. 저녁 8시가 됐는데도 해가 산자락에 걸려 있었다. 저녁 9시가 돼서야 해가 진다고 했다. 나는 저녁 노을을 머금은 캠프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캠프촌에는 다인용 텐트 여러 채와 2인용 텐트 수십 채가 어우러져 하나의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 처음 아콩카구아 산행을 시작했다. 콘플렌시아 캠프를 출발해 플라자 플랜시아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로 약 7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산행하기 전 산행하는 데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건강검진 테스트를 한다며 의사 캠프에서 연락이 왔다. 혈액 검사와 혈압검사를 한다고 했다. 약간의 고혈압이 있는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됐다. 아콩카구아 최고봉을 등정하려고 불원만리 아르헨티나 산골짝까지 왔는데 여기서 ‘산행불가’판정이라도 나면 여간 낭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혈압은 약간 높은 편이었으나 혈중 산소 요구량이 좋아 산행에는 지장이 없다며 의사가 오-케이 싸인을 했을 때 나는 만세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중에 가이드 다니엘이 알약 하나를 가지고 와서 의사가 꼭 먹고 산행하라고 한다며 전해주었다. 고혈압 약 인듯 했다.

아침 9시 콘플렌시아 캠프를 출발해 5시간 산행 끝에 플라자 플랜시아에 도착했다. 나를 포함해 5명이 선발대로 먼저 도착했고 심계진(75·여 5천마그룹회장)씨를 비롯한 후발대가 한시간 후에 도착했다.

5시간 동안 산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모두 주위 풍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줄지어 늘어선 바위들은 그 형상이 기묘했으며 색깔이 마치 색동옷을 입은 듯 화려하고 고왔다.

바위가 부셔져 쌓인 모래도 그 색깔이 다양해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우리나라 모래들은 대부분 같은 색깔인데 이곳 모래들은 모두 제 각각이었다. 기기묘묘한 암봉들 밑에는 빙하가 펼쳐져 있었는데 그 길이가 무려 4㎞에 이른다고 했다. 빙하 옆을 지나는 길 가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점점이 피어 있었다. 산 정상 부위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어 그 자태가 신비롭기까지 했다. 빙하, 하얀 눈, 색색의 바위, 각양각색의 야생화, 깨끗한 폭포수, 어느 것 하나 없는 게 없는 천국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다음날 오전 8시 콘플랜시아 캠프를 출발하여 하산하기 시작했다. 3시간 만에 페니텐테스(2천700m)에 도착했다. 페니텐테스 호수에서 아콩카구아 정상을 되돌아보니 그 풍경은 하나의 그림이었다. 부부 사진을 찍으려고 내 뒤를 따라온 일행에게 카메라를 부탁했는데 옆에 서 있든 가이드 꼴로가 자기가 찍어 주겠노라고 했다. 의외였다.

가이드들은 우리가 부탁해야 마지못해 사진기를 받아드는 게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어 주고 나서 꼴로가 어제 너무 심하게 나무라서 미안하다며 사과까지 했다. ‘아니다.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니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자’라고 생각하는데 커다란 눈망울의 꼴로가 다시 미안하다며 재차 사과를 하는 게 아닌가. 그 동안 조금은 답답했던 내 가슴이 시원해지며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는 아콩카구아 일대를 트래킹하면서 두 명의 가이드를 만났다. 대머리 총각 다니엘과 바로 여장부 Miss 꼴로다. 다니엘은 외모와 달리 아주 친절해서 나는 ‘천사 다니엘’이라고 부르곤 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에 동행한 네팔 가이드 바탐대장과 라지가 보고 싶듯이 아콩카구아! 하면 천사 다니엘과 여장부 꼴로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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